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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못 받아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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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받아도 괜찮습니다

강아지를 보고 "나는 네가 밉다"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면서 쓰다듬어 주면 좋다고 꼬리를 칩니다. 그러나 "난 널 사랑해!"하고 꽥 소리를 지르면 콱 물어 버립니다. 무슨 이야기입니까? 사랑한다고 말했느냐 미워한다고 말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랑의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어떤 교육도, 어떤 비판도, 어떤 훈계도, 사랑으로 말미암은 것만 틀림없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제가 인천에서 못회하던 30여 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그때는 토요일마다 주일을 위해 목욕탕에 가곤 했습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공중 목욕탕으로 곧바로 가서 목욕을 하고 돌아오는데, 길에서 문둥병 환자를 만났습니다. 평소 우리집에 자주 오는 분이어서 낯이 익었습니다. 그는 나를 반기면서 말합니다. "저어, 사모님은 늘 뵙고 신세를 집니다마는 목사님은 오래간만에 만났으니 두둑히 좀 도와 주십시오. "그래서 주머니를 뒤져 보니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습니다. "이것 참, 아무것도 없네요. 어쩌지요?" 했더니, "에이, 그러시지 말고 좀 주세요. 목사님"하면서 물러서지를 않습니다. 무슨 말을 해도 믿지를 않아서 저는 난처한 지경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저는 그 사람을 좀더 가까이 오라고 한 다음, 방금 씻은 깨끗한 손으로 문둥병자의 손을 덥석 붙들어 잡았습니다. 그리고 불쑥 소리쳤습니다. "정말 없단 말이야!" 그랬더니 이 사람이 "아아, 목사님 참말 고맙습니다. 돈을 얻은 것보다 더 기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하고 몇 번이고 인사를 했습니다. 못 받아도 괜찮습니다. 사랑이 있으면 되는 것입니다.

종말론적 윤리, 곽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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