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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부엌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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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기도 
 

주전자와 냄비의 주님
저는 굉장한 일을 하지도 않고
밤늦도록 기도를 하지도 못하고
동터오는 새벽녘에도
당신을 찬미할 틈이 없어요.
밥상을 차리거나 설거지를 하면서도
성인(聖人)이 될 수 있나요?
저는 마르다의 손과 마리아의 마음을 가졌어요.
구두를 닦을 때마다 제자들의 발을
씻으셨던 당신을 생각하고
마루를 닦으면서
당신이 다니시던 거리를 생각합니다.
차분히 앉아서 당신을 생각할 틈은 없지만
문득문득 스쳐가는 생각들과 마음의
기도를 받아주십시오.
당신께서 이 부엌에 함께 하시어
제가 만든 음식으로 가족들이
사랑과 힘을 얻게 해 주십시오.
제 모든 근심과 불평을 없애주시고
당신의 평화를 심어 주십시오.
사랑이신 주님
오늘 하루도 당신께 맡겨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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