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명예 함양군민

첨부 1


명예 함양군민 
 
- 조병호 목사 (성경통독원 대표)
 

영국 유학 시절 이야기이다.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에서 2년6개월간 공부한 후 잉글랜드의 버밍엄으로 옮겨가게 됐다. 소식을 들은 옆집 할머니는 '사악한' 잉글랜드에 가서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며 걱정하시는 것이 아닌가. 영국에서도 지역 감정은 생각 이상이다. 에든버러 시내 한가운데 존 녹스가 섬겼던 성(聖) 게일교회 앞마당 한 곳은 잉글랜드를 미워하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뱉어놓은 침으로 마를 날이 없을 정도다. 

누구든 태어나 보면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들이 있다. 태어난 시기와 민족, 지역 등이 그렇다. 이런 것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노력으로 바꿔갈 수 있는 게 있다. 아브라함이 4000년 전 갈대아 우르에서 노아의 후손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후 하나님께서 지시할 땅으로 갈 것을 요구하셨다. 그의 변화가 시작된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순종이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 온 세계, 모든 민족이 하나님께 속했다는 것이다. 아브라함은 아들 이삭에게 이 지식을 고스란히 물려준다. 그래서 그는 가나안에서 믿음의 조상이 되었다. 

그리고 구약 성경 전체를 통해 더욱 풍성해진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예수님이 오심으로써 본격적으로 그 실체를 드러낸다. 이 우주 역사에서 가장 되기 어려운 것이 있다. '신이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길인지 우리는 상상조차도 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인간이 되시고, 그 예수께서 십자가에 올라 구세주가 되는 길이야말로 가장 되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다. 

사도 바울은 바로 이 십자가 지식을 가장 정확히 깨달은 사람이다. 그리스도인이 된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자유자가 되었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모든 사람의 종이 된 것이다. 이유가 무엇인가? "내가 모든 사람에게 자유로우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고전 9:19) 

필자는 전북 고창에서 창녕 조(曺)씨 가문의 일원으로 태어났다. 서울올림픽이 한창이던 1988년 경상도의 지리산 오지, 무교회 지역에 발을 내디뎠다. 서울에서 차를 네 번 갈아타고 9시간이 걸리는 경남 지리산 외고리 마을이었다. 1년 52주를 한 주도 쉬지 않고 왕래하며 복음을 전했다. 그리고 오늘까지 매년 여름, 경상도 지리산 자락을 찾아가는 섬김의 사역을 계속하고 있다. 영국 유학 중에도 이 사역 기간을 거르지 않았다. 자유자이자 종이었던 바울과 같은 그리스도인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8월 둘째 주, 매년 하던 대로 '뿌리기 사역'을 하는 중에 필자는 '명예 함양군민'이 되었다. 경상도 사랑 22년 만의 일이었다. 노엄 촘스키는 '됨(becoming)의 존재'로서의 인간을 말했다. 무엇이 되고 싶은가? 그리스도인 되는 것, 그것은 모든 벽을 뛰어넘어 진정한 자유와 섬김의 종으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가장 영광스러운 정체성이다. 그리스도인인 필자는 전북 고창 출신이고 경남 함양 명예군민이며, 그리고 무엇보다 천국 시민이다.

- 출처 : 국민일보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