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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꼽추 춤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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꼽추 춤을 아시나요?


나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여러 가지 장기가 있는데 그 중에서 꼽추춤은 과히 걸작품이다. 등어리에 수건이나 종이를 적당히 말아 넣고 허리를 척하니 구부리고 덩실덩실 곱추춤을 추면 모두들 배꼽을 잡고 돌아간다. 언젠가 내가 대학에 다닐 때 어느 친목회에서 이 곱추춤으로 한껏 흥을 돋우고 있을 때였다. 날 때부터 소아마비로 한번도 혼자 힘으로는 걸어본 적이 없는 친구가 휠체어에 앉아서 꼽추춤을 추는 나의 모습을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어색하게 바라보고 있다가 서로 눈이 맞은 것이다.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재미있어 보자고, 남들 웃겨보려고 한 짓이었지만 그 친구와 눈빛이 마주치는 순간 나는 말할 수 없는 죄책감에 빠지고 말았다. 그 날 나는 그 친구를 찾아가서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 싶었으나 또 한번 고통을 줄 것 같아서 그냥 돌아오고 말았다. 이십 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용서를 받지 못하였으나 무슨 행동이나 과격한 말을 할 때면 늘 그 친구를 생각하면서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


이른 봄에 개구리 한 마리가 긴긴 겨울잠에서 깨어 나와 눈부신 세상 구경에 커다란 두 눈이 돌아가는데 지나가던 장난꾸러기 꼬마가 재미 삼아 무심코 던지는 돌맹이 하나가 불쌍하게도 개구리에게는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로 갈팡질팡 하게 만든다. 어떤 사람이든지 무슨 잔인한 목적을 가지고 고의적으로 악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별 생각 없이 내 뱉는 무심코 던진 한 마디가 뜻밖에 한 사람을 평생동안 실의에 빠지게 하곤 한다. 그래서 "옛 부터 세치 혀가 사람을 죽인다"고 해서 혀를 혈도라 부르는 것이다. 무심코 내 뱉는 한 마디 때문에 사랑하는 식구가 평생 섭섭한 마음으로 살아가게 되고, 무심코 내 뱉은 선생님의 말 한마디 때문에 제자가 평생을 열등감으로 살아가게 되고, 무심코 뱉은 나의 한 마디 때문에 한 평생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내 사랑하는 친구가 있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너무나 지나치게 자기만을 생각하며 사는 것 같다.

- 대구서문교회, 이상민 목사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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