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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미술 학원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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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학원 앞에서

미술 학원 앞에 큰 그림이 붙어 있었다. 줄리앙 석고상 데생이었다. ‘데생’이라는 것이 그렇듯이, 가까이에 가서 보니 연필로 수없이 그은 선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데생 그림을 보고 있자니, 이것이 창조주의 섭리 가운데 살아가는 내 일생의 자취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털같이 헤아릴 수없이 많은 하루하루의 날들이 모여서 ‘오늘의 나’가 되었고, 결국 줄리앙이 아닌 ‘내 인생’ 혹은 ‘자화상’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이룬다. 거기에는 뼈저리고 아픈 날의 굵고 진한 선도 있고, 경쾌하고 날아갈 듯한 가는 선도 있다. 대수롭지 않게 반복적으로 그려진 것같이 흘러간 날들도 있고, 많은 생각을 하면서 신중하게 내 인생의 획을 그은 부분도 담겨 있다. 별 의미 없이 지나가서 희미한 부분도 있고, 평생 잊을 수 없는 감격과 회한으로 선명한 삶의 자취도 있다.

테레사 수녀는 자신의 삶을 ‘하나님의 손에 들려진 몽당연필’이라고 했다. 큰 연필, 새 연필도 아닌 몽당 연필! 그렇게 연약하고 작은, 자기 같은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놀라운 일(작품)을 이루신다는 것이다.

- 사소한 것도 늘 아름답다 / 김효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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