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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죽음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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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장치


언젠가 나는 매우 비싼 컨버터블 자동차를 한 대 구입했다. 그때 자동차 판매원은 나에게 말했다.

"이 정도의 차를 거리로 끌고 나갔다가 공공주차장에다 안심하고 세워두려면 만약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가 시동을 걸었을 때 고막이 터질 정도로 커다란 사이렌 소리가 나는 도난 경보장치를 갖춰야 할 것입니다."

물론 나도 그 말에 동의했다.

어느 날 아침, 약속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나는 서둘러 차고로 달려가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아무리 열쇠를 돌려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라디오를 켜보았다. 우렁하게 소리가 잘 들렸다. 카세트 테이프도 끼워보았다. 앨라피츠제럴드의 음악이 깨끗한 음질로 들려왔다.

와이퍼 역시 감취진 구멍에서 두 줄기 물줄기가 힘차게 뿜어져 나왔고 경쾌한 박자로 유리를 닦았다. 가뜩이나 약속시간에 늦을까봐 노심초사하던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서 자동차 판매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도난경보장치를 설치하셨죠. 만디노 씨?"
"3백 달러나 들여서 설치했소."
"그러면 실수로 '죽음 장치'를 건드리셨군요."

"죽음 장치라고요?"
"요즘의 도난경보장치는 매우 정교하기 때문에 그런 장치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설치한 사람들이 설명해 주지 않던가요?"

하지만 나는 더욱더 화가 치밀어 욕이라도 한바탕 퍼붓고 싶은 심정이었다.

"죽음 장치가 어쩌구 하는 소리는 들은 것 같습니다만, 대체 그게 뭐요? 그리고 어디에 있는 거요?"

"그것은 도난경보장치의 안에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차에서 내리신 후 문을 잠그고 흙받이에 장치된 또 하나의 열쇠를 돌리시지요? 어떤 놈이 차 문을 열고자 하거나 유리창을 깨려고 하면 그것이 경보장치를 작동하도록 하여 경보음이 울리게 되는 것이지요."

"그 정도는 나도 날고 있소."

"그리고 '죽음 장치'는 그러한 장치 이상으로 자동차를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차안의 어딘가에 장치하는데 대부분은 계기판 밑이나 바닥깔개 밑에 합니다. 그곳을 잘 살펴보면 작은 스위치가 보일 겁니다. 먼저 그것을 눌러두고 차에서 내려 문을 잠근 뒤 경보장치를 켜두면 그 자동차는 도난당할 염려가 절대로 없습니다. 누군가가 문을 따고 들어가 경보음이 울리는 데도 차를 몰고 가려한다면 그것은 바보같은 짓일 뿐이죠. 일단 '죽음 장치'를 눌러두면 배터리에서 점화장치로 이어지는 모든 동력이 꺼져 버리기 때문에 차가 전혀 움직이지 않거든요."

전화를 끊고 차고로 달려가 그 놈의 '죽음 장치'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았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한 시간이 채 못되어 자동차 판매회사 직원이 집으로 찾아왔다. 물론 금방 찾아냈다. 운전석 옆 앞좌석의 바닥 깔개 밑이었다.

스위치가 눌러져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것을 우연히 밟았던 것 같았다. 나는 더 이상 화를 낼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러한 사건을 통해 값을 매길 수 없는 귀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그러한 일이 무수히 많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 후 나는 누군가에게 '번잡스럽기만 할뿐 아무 소용도 없는 일에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할 때마다 그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내가 처음에 시동을 걸었을 때 자동차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라디오, 카세트, 와이퍼 등의 기능들이 분주하고 번잡스럽게 움직였다. 내가 아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다른 모든 기능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면서도 그 차는 한 치 앞도 전진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것은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죽음 장치'를 밟았기 때문이었다.

사실, 우리 모두에게도 자신만의 '죽음 장치'가 있다. 당신이 어렸을 때 누군가가 즉, 부모나 다른 어떤 사람이 그리고 더 나아가 남편이나 아내가 어느 날, 홧김에 '너는 (혹은 당신은) 결코 크게되지 못할 거야'라고 말했을 지도 모른다. 바로 그것 때문이다 !

사람들은 아무런 의식도 하지 않고 행동 동기를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은 채, 그러한 예언이 맞아 들어가도록 무턱대고 열심히 일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그리하여 늘 바쁘기는 하지만 내 자동차처럼 한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이제 당신에게 '죽음 장치'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테니, 손을 뻗어서 그것을 꺼버려라. 자질구레한 일에서 벗어나라. 모든 사소한 일들을 버리고 앞으로 전진하라. 더 나은 삶을 위한 길이 반드시 있다.

<더 나은 삶을 위하여, 오그 만디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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