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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주기도문을 외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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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란 내가 하나님의 손 안에 있음을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회개란 나의 영토를 포기하는 것이다. 돈도 사업도 수명도 가정도 행복도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의 영토가 아님을 알고 그것을 선언하는 것이 회개이다.

주기도문을 외우며 뉘우쳐본다. '하늘에 계신' 하면서 땅의 것만 좇아다니고 있으니…, '우리' 하면서 나밖에 모르니…, '아버지'하고 하나님을 부르면서 아버지의 말은 듣지 않으니…, '이름을 거룩하게 하옵시며' 하면서 욕 얻어먹을 행실만 하고 다니니…, '나라이 임하옵시며' 하면서 '돈주머니가 임했으면' 하는 생각만 하고 있으니…, '뜻이 이루어지이다' 하면서 사실은 내 뜻과 내 욕심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으니…,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하면서 사실 마음속으로는 '양식 몇 년 먹을 것은 이미 해결했으니 기왕 주시려면 복권이 맞게 해주시든지 최소한 집 한 채는 주옵시고'라고 기도하고 있으니…,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같이 우리의 죄를 사하여주옵시고' 하는 구절에 이르러서는 옆 사람에게는 안 들릴 만큼 어물어물 입술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처지이니…,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하면서 노력은 안하고 재미있는 유혹이 없나 하고 찾아다니는 주제에…,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하며 그래도 구원받기를 구하니…,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하는 말은 말짱 헛소리이고 영광도 나에게, 힘도 나에게, 모두가 다 나에게 초점을 맞추어 기를 원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도 주기도문을 끝낼 때 '아멘' 하는데 하나님께 아멘 하는 것인지 나 자신에게 아멘 하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명상록 / 최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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