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한국인의 기질과 선교

첨부 1


한국인의 기질과 선교

러시아 선교 100주년 기념 장로회 총회 설립 과정을 보며 

- Sergei(모스크바 선교사)


지난 10월 1일은 러시아 선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장로교 총회를 구성하는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지난 2008년 3월 24일 러시아 장로교 총회 발기대회가 모스크바에서 있었다. 그 때 50여명의 참석자들이 모두 기쁨으로 총회 설립에 대한 의견에 동의하여 박수하며 감사의 기도로 시작하였다. 오늘까지 1년 반 동안 15인의 준비위원들이 줄기차게 모여 힘쓰고 노력해온 일이었다.

그런데 불과 개회 3주를 남겨두고 총회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일기 시작하였다. 이유인즉, 첫째, 장로교 총회를 구성하기 위한 기초 조직인 당회와 노회가 구성되지 않았다는 것, 둘째, 현지인을 앞세워야 한다는 것. 셋째, 준비가 아직 덜 되었다는 것이다.

일의 책임을 맡아 진행하며 과정을 지켜본 필자는 복음의 과정은 언제나 험난한 것이니 이러한 일로 인하여 낙심치 않고 대안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전체적인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첫째, 타당한 지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현장은 한국과 배경이 다른 선교지임을 감안할 때, 보다 신중하고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여야 한다. 러시아에서는 교회 등록이 먼저이다. 그래서 종교법상 50년 이상 된 역사적인 교회 세 개를 찾아서 단체로 등록을 하였다. 거기에 개교회들이 등록하여 법의 우산 속에 들어오게 됨으로, 법적인 총회가 먼저 구성된 것은 러시아 종교법에 근거한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장로교 총회의 기본인 당회나 노회가 구성되기 전에 법적인 연합단체가 먼저 구성된 것이다. 이제 러시아 선교가 본격적으로 시작된지 20년을 바라보며, 이러한 것들을 바로잡기 위한 시도가 바로 총회를 만드는 일이었다. 총회를 구성하여 흩어져 있는 교회를 하나로 묶어주고, 기본적인 조직을 구성하여 대정부 관계를 갖자는 것이다. 

두번째, 한국인들이 아닌 현지인들을 앞세워 총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두말 할 필요도 없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경험도 없고, 생각도 없는 이들을 앞세우자는 것은 현지에 대한 인식의 부족이다.

총회에 대한 현지인들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처음에는 현지인들과 함께 의논을 해나갔으나, 생각지도 않은 문제로 그들간에 충돌이 일어났다. 총회에 대한 충분한 인식과 경험이 없는 저들만 무턱대고 앞세우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고, 오히려 더 큰 화근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선 선교사들이 합의를 이루고 현지인과 공동으로 총회를 구성하여 점진적 이양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논 속에 일을 진행한 것이다.

셋째 준비가 미흡한 것은 사실이나, 총회를 3주 앞두고 이 같은 이유로 총회 창립을 거부한다는 것은 그동안 소극적이고 방관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자들의 무책임한 말이다. 당회나 노회가 구성되지 않은 문제는 정상적인 장로교 법으로 보면 준비가 안된 것이다. 그래서 당회 노회 조직은 시간을 두고서 보완하여 나가기로 하고, 다만 러시아 선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총회를 구성하여 하자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1년 반을 준비한 것이다. 반대하는 자들은 완벽하게 준비한 후에 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대립이 막판에 와서 심화된 것이다. 그러나 이미 준비는 막바지에 이르렀는데…….

반대를 위한 대처가 어떠하였는가?

첫째, 현지인 선동이다. 현지인들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심어주고 그들로 하여금 방해작업을 하게 만든 것은 처음부터 아주 잘못 가르친 것이다. 크게 문제 삼지 않아도 되는 순서와 완벽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문제를 가지고 현지인들을 충동질하는 것은, 개인의 이기심이 극에 달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본다.

현지인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를 들어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이방인이 리더십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주장으로 반대자들을 선동하여 몇 명의 서명을 받아 러시아 전국에 메일로 뿌렸다. 이것으로 안 되면 한국인 선교사들을 모두 추방하도록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공연한 협박을 한 것이다. 반대를 하려면 미리 하였어야 한다. 대안이 없는 반대는 안된다. 대회를 준비하는 중에 미흡한 부분은 함께 와서 방법을 제시하였어야 한다. 뒤에서 수군대면서 대회 몇 주를 앞두고 전화하여 “안될 것이다”, “되는가 보자” 협박하는 것은 참으로 미숙한 행동이다.

둘째, 폭력과 폭언이다. 정한 일정의 3주 전, 준비위원회가 다시 모여 난상 토론을 벌인 결과 모두가 현재의 상황을 인식하고 정해진 일정에 따라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회현장에 현지인들을 대거 동원하여, 조직적으로 반대의견을 주장하고 박수치고, 찬성의견을 말하는 자들이 나오면 고함을 치고 밀쳐버리는 등, 현지인들 앞에서 합당치 못한 말을 내뱉는 일들이 벌어진 것이다.

멋모르고 참석한 현지인들은 한국인들이 고함과 동역자를 밀치는 행위를 보면서 고개를 흔들고 놀라는 것이었다. 한국 선교사들이 현지를 떠날 때에 무엇이라고 할 것인가? 아쉬움의 눈물을 흘릴 것인가, 기쁨의 춤을 출 것인가? 현지인을 앞세우자고 한 그들이 현지인들 앞에서 보여준 행동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나도 이 같은 일을 예측하지 못하였으니 책임을 져야 할 일이다.

결론적으로 목적이 선하면 방법도 옳았어야 한다. 명분이 합당하면 방법도 바르게 하여야 한다. 서로간의 약속은 어떠한 경우라도 지켜야 한다. 자신의 말도 지키지 못하면서 다른 일을 어떻게 하겠는가? 자기 기분에 맞지 않으면 고함이나 치는 어리석음을 보였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우리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음에 놀라고 한탄한다.

우리의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사람이다. 일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사람이 어려운 것이다.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준비하는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선한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하나님이 한 번 더 기회를 주시고 외형적으로나마 나눠지지 않고 준비하게 하신 것이다. 부족한 부분들을 잘 채워 정말 하나님이 원하시는 장로회 총회가 설립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는 일이 그렇게 쉽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생각하지만, 고난의 쓴 잔을 마시고 복음의 역사는 이루어지는 것이 진리인가 보다.

(러시아 선교에 이 글이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망설였지만, 이러한 아픔을 우리가 알아야 하고 기도할 일이기에 기꺼이 글을 쓴다. 나쁜 일은 덮어야 하지만, 서로에게 약이 되기도 한다. 또한 역사 앞에서 바른 기록도 있어야 한다. 쉬쉬하고 썩은 것을 덮어둘 일도 아니다.

한국인들이 모여서 일하는 곳에는 언제나 이렇게 시끄럽고 견제하고 대립하는 일이 많다. 그래서 선교는 어디 가나 항상 어려운 가운데 진행된다. 이것은 한국인의 기질 때문이라고 본다. 러시아이기 때문이 아닌 것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이번 기회를 통하여 더디지만 함께 나가는 길을 찾고, 하나님의 뜻을 생각할 기회도 얻었으며, 미처 생각지 못한 사역의 방향을 잡게 되었으니 또한 귀한 일이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생각하게 되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이 일로 인하여 러시아 선교는 더욱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게 될 것이다.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