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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독교인과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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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연 교수 (서울대 경제학과)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미국과의 자유무역지역, 즉 FTA 합의를 둘러싸고 큰 갈등이 있었다.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이론으로, 정치적으로, 그리고 시위 등을 통해서도 극명하게 대립되었다. 찬성하는 측에 따르면 FTA는 한국 경제의 성장과 사회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하는 측은 FTA는 경제성장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빈부격차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 기독교인들은 FTA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성경은 선택과 집중을 인정하고 때론 장려한다. 예를 들어 보자. 왜 하나님께서는 그 많은 민족 중 이스라엘이라는 한 민족을 택하셨을까. 보통 선택과 집중의 이유로 자원의 제약을 든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자원의 제약이 없는 분이다. 그런데 왜 하나님께서는 모든 민족에게 골고루 다 선지자를 보내어 회개하도록 하지 않으셨던가.

하나님은 사람의 속성을 이해하셔서 만민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만드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택하신 것 같다. 하나님을 믿는 이스라엘 백성의 형통함을 보게 하여 다른 민족도 하나님을 믿게 하려는 것이다(신 4:6). 즉 선택과 집중을 하신 것이다. 그리고 서로 경쟁하는 것이 목적을 성취하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바울 사도는 로마서에서 경쟁의 원천인 시기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이는 내 골육을 아무쪼록 시기케 하여 저희 중에서 얼마를 구원하려 함이라”(11:14). 따라서 FTA로 인하여 경쟁이 심화되고 분야간 격차가 벌어지기 때문에 FTA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는 성경적 통찰력과 맞지 않는다.

FTA로 인하여 시장이 커지고 경쟁이 심화되면 일반적으로 경제는 성장하게 된다. 그러나 FTA로 큰 성공을 거두려면 무엇보다 사회가 유연해야 한다. 성공하는 분야에 더욱 많은 노동력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어야 하고 성공 가능성이 없는 분야에 일하는 사람들은 다른 분야로 잘 이동하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따라서 현재 경직적이라고 판단되는 한국의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바꾸고 왜곡되어 있는 교육 정신과 시스템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FTA 결과 다 승자가 될 수 없고 피해를 보는 자도 나오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는 약자를 돌아보는 문화나 정책이 충분히 발달되어 있지 않다. 더욱이 부문별, 계층간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치권은 갈등 증폭 기제가 되어 있는 형편이다.

기독교인들은 교육문제를 끌어안고 고민해야 한다. 노동시장의 잘못된 관행도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약자를 배려하는 문화를 일으키고 이들을 제대로 도와주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갈등을 잘 조정, 중재하는 정치지도자가 선출된다면 기독교인들은 FTA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여러 조건들을 개선시켜 FTA의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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