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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고아들을 위한 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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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들을 위한 겸손

어느 작은 마을에 새로 고아원을 설립한 중년 부인이 고아원의 살림을 꾸려 가다가 돈이 떨어져 고아들의 먹을 것을 사기 위해 모금함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여인은 모금함을 들고 구걸하다시피 하는 자신의 처지가 불쌍하고 한심했고 또한 창피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아원에서 굶고 있을 아이들을 생각해서 다시 힘을 내어 모금을 하기 시작했다.

저녁때가 되어 큰 길가의 네온 불빛이 화려하고 손님이 많은 어느 술집으로 들어갔다. 여인은 한 손님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고아들을 위한 사랑의 손길’이라고 쓰인 모금함을 내밀었다. 그러자 그 남자는 귀찮다는 듯이 손을 저으며 저리 가라고 말했다. 여인은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졌지만 창피를 무릅쓰고 조그맣게 이야기했다. “고아들을 위해 사랑의 손길을 베풀어주시지요.” 그 남자는 갑자기 “이게 재수 없게 왜 이래.”하고 소리를 지르며 여인의 얼굴에 마시던 맥주를 홱 뿌렸다.

술집 안에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일어난 일에 놀라서 다 그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과연 그 여인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한 모습으로 지켜보았다. 여인은 맥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닦지 않았다. 오히려 그 남자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손님, 손님께선 저에게 맥주라도 주셨지만 우리 고아들에게는 무엇을 주시렵니까?” 이때 술집 안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했다. 그리고 손님들이 하나둘씩 그 여인에게 다가와서 모금함에 돈을 넣었다. 마침내 그 난폭한 남자도 자신의 지갑을 몽땅 털어 모금함에 넣는 것이었다.

여인의 마음속에는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다만 자신이 보살피지 않으면 안 되는 고아들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고아들에 대한 사랑이 이 여인을 이처럼 스스로 낮아지게 한 것이다. 이 여인은 스스로 비천함에 처함으로 존귀한 일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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