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예화 성탄절이야기 - 눈물의 시라기 죽

첨부 1



  한 때, 하나님을 모르고 세상 길에 빠져 살았던,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진정한 삶을 그 안에서 발견하고 주님과 함께 행보를 함께 하리라 마음먹고 전도사님이 되신 어느 팔방미인 여 전도사님이 계셨습니다. 그 분은 자신의 삶을 하나님의 은혜라고 하면서 자신을 은파(恩波)라고 불러달라고 합니다.

그 은파 전도사님이 지금부터 약 50년 전쯤, 어느 성탄절에 교회 사모님과 장난기가 발동되어 재미있는 일을 기획하고 실행했던 때의 일입니다. 변장을 하여 성도들의 가정을 방문하여 부자집에선 모금을, 가난한 집에는 그 모금을 나눠주는 일을 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은파 전도사님과 사모님은 누더기 옷으로 갈아입고, 얼굴에 구두약을 바르고 눈섭도 그리고 분장을 하여 교인들이 알아보지 못할 만큼 변장을 하였습니다. 장난기가 남에게 지면 서운하리라하던 사모님은 베개를 아기 삼아 등에 엎기까지 하였답니다.

해가 저물었을 때에, 사람들이 알아 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을 저녁부터 가정방문을 시작하였습니다. 교인들의 가정을 한 가정씩 방문하면서 구박도 맞고 모금도 하면서 그럭저럭 재미가 있을 즈음, 그들의 발길이 교회에서 가장 부자인 신발가게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가슴이 부풀었습니다. 틀림없이 거액을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분은 교회에서 재정부를 맡고 계시는 분이고 헌금도 많이 하시는 분이십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신발가계의 문을 드르륵 열자, 금방 벽력같은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에이, 재수 없게 웬 거지가 들어오고 야단이야. 어서 나가지 못해요!" 이 말에 주춤하던 전도사님과 사모님은 내심 깜짝 놀랐지만, 애써 참고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그 주인 왈 : "아직 개시도 못했는데 당신들에게 줄 것 없소!" 그 시간이 조금 있으면 문을 닫을 시간인데 개시도 못했다니... 몇 번 더 구하다가 둘은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래, 저렇게 마음을 쓰니 개시가 있을 수 있나"라고 서로는 분한 마음을 삭히면서 말을 주고받았습니다.

가마니를 만들어 파는 집사님 댁에 들렀을 때였습니다. 허름한 집에 호롱불을 켜 놓고 열심히 새끼를 꼬던 집사님이 허름한 차림의 두 여인이 들어서는 것을 보자, 그는 곧 일어서서 그들을 난로가로 인도하였습니다. 부엌에서 저녁을 짓고 있던 아내를 큰 소리로 부릅니다. 손님이 오셨으니 저녁을 충분히 지으라고 말을 전합니다. 안 집사님도 반가이 맞으며 잠시만 기다리라고 합니다.

이윽고 저녁이 다 되었습니다. 나온 저녁은 쌀 한 톨 들지 않은 시라기 죽이 전부였습니다. 당신들이 먹으려 했던 죽에 그저 물만 더 붓고 끄려 낸 시라기 죽,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두 사람은 눈물이 나서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수 없었습니다. 핑계를 대고 먹다 남은 시라기 죽과 꼬깃꼬깃한 돈 몇 푼을 억지로 받아 가지고 그 집을 나와 둘은 모퉁이 담을 돌자 약속이나 했듯 손을 잡고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그들은 각기 집으로 돌아와 바가지에 담겨 있는 시라기 국을 다 먹었습니다. 지금도 은파 전도사님은 그 때를 추억하고는 그 때 먹었던 시라기국과 같이 맛있는 음식은 먹어 본 적이 없다고 하십니다. 아마 눈물이 적당히 간이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 성탄 마음!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