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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스텔라호의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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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황량한 겨울이 지나갔다. 부활절 휴가가 눈앞에 다가왔다. 이른 봄의 나래 위에 실린 부푼 희망이 스텔라호에 승선한 남녀노소 이 백명의 승객들 가슴속에 벅찬 기대를 일으켰다. 이 배는 1099년 4월에 사우스앰프턴을 출항했다. 그들은 몇 시간 내에 체널 군도의 저지에 상륙할 예정이었다.

청명한 하늘과 잔잔한 바다는 즐거운 항해의 꿈들을 한껏 부풀려 주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짙은 안개가 칙칙하게 수면을 덮기 시작했다. 오랜 경험을 믿고 선장은 도착 시간에 늦을 것을 우려하여 속력을 늦추지를 않고 오히려 '전속력 전진'을 지시했다. 그 결과 장대한 배가 쏜살처럼 물살을 가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노련한 선장의 일생일대의 실수였다. 나중에 그가 당시를 술회한 바 있었지만 잠시 뭐가 씌었던 모양이었다. 배는 침침한 바다를 잘 달리다가 알더네이에서 8마일 떨어진 캐스케트 해협에 이르렀을 때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암초에 부딪히고 말았다.
전속력으로 무섭게 달리던 배가 툭 튀어나온 단단한 화강암 봉우리에 곧바로 충돌을 했다. 배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단지 십이분 만에 배는 그 육중한 몸을 바다 깊숙이 파묻어 버렸다.

이런 위중한 사고가 일어날 때면 으례 영웅적이거나 감동적인 일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 와중에 헌신적인 희생의 모본을 보인 여승무원 로저스 부인의 이야기만큼 감동적인 일화는 별로 없을 것이다. 위풍당당한 배가 전속력으로 암초에 부딪혔던 당시 환자를 돌보느라고 아래 선실에 있던 로저스 부인은 충격으로 배가 기우뚱하자 침착한 태도로 아래 선실에 있던 승객들을 안심시키는 동시에 신속하게 그들을 갑판 위로 안내했다. 그리고 그녀는 서둘러 이용 가능한 구명대는 모두 동원하여 승객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그녀는 구명대가 없이 우두커니 서있는 여자 한 사람을 발견했다. 잠시 망설이는 기색도 없이 이 헌신적인 여승무원은 자신의 구명대를 선선히 풀러서 우두커니 서서 망연자실해 있는 여인에게 건네주며 소리쳤다.
"서두르세요, 부인! 이 구명대를 착용하십시오. 당신은 내 책임입니다. 한 사람도 빠져서는 안됩니다."
멈칫멈칫 어쩔 줄을 몰라 망설이고 있는 여인에게 억지로 구명대를 착용시킨 다음 구명정 보트 속으로 그녀를 밀어 넣었다. 선원들은 구명정을 간신히 가라앉지 않도록 버둥거리는 처지임에도 배에 마지막 남아 있는 로저스 부인을 향해 소리쳤다.
"자, 이제 당신 차례예요! 로저스 부인, 뛰어 오르세요. 그렇지 않으면 죽습니다."
그녀는 보트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육지에 있는 사랑하는 가족들 생각을 해봤다. 잠시 망설임의 순간이 정지한 듯 그녀의 얼굴에 머물렀다. 잠시 뒤 그녀의 표정에 어떤 비장한 감정이 어렸다. 그녀는 이내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되돌아가 구명정의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배가 완전히 찼어요. 내가 타면 가라앉고 말거예요. 자 여러분, 모두 안녕히! 모두 무사하시길 빌겠어요."

사실 구명정에는 어떤 틈이나 여유가 전혀 없었다. 지금도 구명정은 위태위태했다.
구명정이 가라앉는 스텔라호에서 멀어져 갈 때 그들은 로저스 부인의 기도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주여, 나를 취하소서!"
그녀의 기도는 "나를 구원해주소서!"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갈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스텔라호의 승객들의 경우처럼 위로부터의 부르심이 갑자기 임하거나 아니면 고통의 침상에 누워 있을 때 그 부르심이 천천히 임할 경우에도 언제라도 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위로가 되는 일이겠는가!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아니 어떻게 세상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확신할 수 있겠는가?" 그렇기는 하지만 당신이 다음의 말씀을 믿을 수 있다면 당신은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었은즉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으로 더불어 화평을 누리자"(롬 5:1).

그렇게 믿는다고 말할 수 있을 때 그 준비의 기간이 순간이었든 몇 달이었든지, 땅에 있는 바다에 있든지 당신은 "여러분 모두 안녕, 나는 준비가 됐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스스럼 없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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