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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종의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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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모습으로 

- 전병욱 목사 (삼일교회)
 

십자가를 지시기 전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다. 이것은 행동으로 보여주는 메시지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종의 모습으로 일하라는 메시지이다. 좋은 일을 하고도 칭찬 듣지 못할 때가 있다. 도대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종의 모습이 아니라 지배자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의 모습으로 헌신할 때 사람들은 마음을 여는 것이다. 

사역의 초창기 때 책을 써서 인세가 꽤 나왔다. 당시에는 고학생들도 많았고, 형편이 넉넉지 않은 젊은이들이 많이 있었다. 어떤 학생에게는 등록금도 대주고, 용돈 몇십만원씩 받지 않은 학생들이 없을 정도로 베풀었다. 겉으로 말은 안했지만, 속으로 내가 참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몇 년 지나니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었다. 도움을 받지 않은 사람은 교회에 남아서 충성하는데, 도움을 받은 사람일수록 교회를 다 떠나가는 것이었다. 결과가 나빠서 떠나는 것도 아니었다. 모두 겉으로는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이었다. 배은망덕하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의 잘못이 컸던 것이다. 왜?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때, 항상 시혜자의 자세로 도와준 것이었다. 나는 도움을 주는 사람이고, 너는 도움을 받는 사람이라는 도식이 너무 명확했다. 도와준 사람은 도와준 것만 기억한다. 그런데 받은 사람은 받을 때에 충분히 자존심의 대가를 치렀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난해서 수치를 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한 후 이런 수치스러운 관계를 빨리 청산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후에 깨달았다.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가르침과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훨씬 나은 길이라는 것을…. 혹시 도와주더라도 개인으로 도와주면 안된다. ‘교회의 이름’으로, 또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도우니 전혀 부작용이 없었다. 나중에 부담을 느끼더라도 교회에 부담을 느껴, 더욱 충성하는 모습으로 변화되었다. 일을 해도, 사랑을 해도 종의 모습으로 해야 한다. 종의 모습으로 섬기면, 부작용이 없다. 

2인조 밴드 ‘노라조’가 있다. 노래를 잘한다. 양다리를 들썩이는 춤도 재미있다. 연예인에게는 악플이 많다. 악플의 괴로움으로 자살하는 연예인도 있었다. 그런데 노라조는 악플조차 종의 모습으로 받아넘긴다. “립싱크할 거면 때려치워라”고 하면, “저희끼리도 입을 못 맞춰 립싱크 못합니다”라고 답변한다. “한심하다”고 하면, “저희 가문에서도 저희가 한심하다고 합니다. 부모님께 효도하도록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한다. “표절한 거 아니야”하면, “저희도 어디선가 들은 것 같습니다. 오해를 사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답한다. 이런 답변에 악플 달던 사람들이 오히려 팬이 되었다.

종의 자세로 답변하니, 수만 회의 조회를 기록하는 인기 사이트가 되었다. 종의 자세로 일하면 부작용이 없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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