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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부츠 아래 놓인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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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나는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점을 방문하게 되었다. 식사 후, 우리가 앉은 자리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무대는 순식간에 댄서들로 가득 찼다. 여자들은 온통 눈부신 색깔로 된 옷을 입고 있었다. 남자들은 모두 검정색 옷차림이었는데,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것은 은장식이 달려 반짝반짝 빛나는 부츠였다. 남자 댄서들의 역할은 그 부츠로 박자에 맞춰 발을 구르는 것이었다. 붐, 붐, 붐!

그런데 무대 위를 기어가는 벌레 한 마리가 내 눈에 띄었다. 딱정벌레였던 것 같다. 그 놈은 어디에선가 나와 왼편에서 오른편으로 무대 모서리를 기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 벌레가 무대에서 벌어지는 쇼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지 궁금했다. 지금 마루에서 느껴지는 지진 같은 진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을까? 그런데 무대 전면을 반쯤 가로지르던 벌레는 결코 해서는 안 될 좌회전을 하고 말았다. 그 길은 발을 구르고 있는 남자 댄서의 부츠 쪽으로 향해 있었던 것이다. 기적이 일어나야만 끔찍한 순간을 모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벌레 근처에 처음 도착한 부츠는 다행히 몇 센티미터 차이로 비켜 갔고, 그 다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세 번째 부츠가 바닥에서 발을 떼었을 때, 거기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 사소하기 짝이 없는 사건이 우리의 인생을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라. 우리는 구르는 부츠 아래 놓인 벌레와 같다. 그러나 죽음 뒤에 남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우리의 영혼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는 자명한 일 아닌가?

- 「인생의 궤도를 수정할 때」/ 고든 맥도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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