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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석, 은, 옥의 시대를 거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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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내가 걸스카우트에 가입했을 때, 축구공에 맞아 실명한 후 서울맹인학교에 입학한 강영우 학생의 등록금 마련을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가난과 실명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그 소년의 아픔이 얼마나 클까 생각했다. 성금 전달식이 끝난 후 버스 정류장까지 그를 안내하고 오겠다는 선배의 말에, “제가 대신 다녀올게요” 하며 그 학생의 손을 덥석 잡고 광화문 사거리로 나왔다. 그 후로 나는 43년을 그의 지팡이가 되어 살아왔다.

어린 두 아들을 남에게 맡기고 남편의 운전사로 대학원 강의실을 향해 떠날 때, 엄마로서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남편의 운전사가 되는 것이 먼저였다. 맹인인 남편에게 젖먹이를 맡기고 도서관에 자료 심부름을 갈 때면 혹시 불이라도 날까봐 불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렇게 어렵게 공부한 남편이 미국 대통령의 임명을 받아 국가장애위원회 정책 차관보까지 되었으니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다.

석은옥이라는 내 이름은 남편이 우리 두 사람의 약혼을 기념하여 인생 30년 계획을 담아 지어 준 것이다. 만남으로부터 첫 10년은 돌밭을 헤쳐 나가는 석(石)의 시대, 두 번째 10년은 부부의 공통된 이상을 이루어 가는 은(銀)의 시대, 세 번째 10년은 모든 것을 성취한 후 하나님께 영광을 돌이는 옥(玉)의 시대라고 했다. 그동안 서로의 지팡이가 되어, 등대가 되어 걸어온 인생길. 이제는 세계를 비추는 작은 불빛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걸어가련다.

- 「나는 그대의 지팡이, 그대는 나의 등대」/ 석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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