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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유령에게 키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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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에게 키스를 

- 이동원 목사 (지구촌교회) 
 

뮤지컬의 계절에 생각나는 작품이 있다. ‘오페라의 유령’이다. 본래 이 뮤지컬은 프랑스의 추리소설 작가 가스통 르루(1868∼1927)가 1910년에 쓴 소설을 기초로 제작된 것이라고 한다. 음악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흉측한 외모 때문에 가면을 쓰고 오페라 지하 극장에서 살아야 했던 한 남자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다. 흉측한 얼굴을 가면으로 가리고 미로 같은 지하 극장에서 사는 에릭을 사람들은 유령이라고 부른다. 

이 뮤지컬의 여주인공은 극장의 전속 여가수인, 아름답고 순수한 크리스틴이다. 천재적인 음악가였던 에릭은 크리스틴에게 음악 수업을 하며 그녀를 짝사랑하게 된다. 그런데 크리스틴이 그녀의 어릴 적 친구요 극장 후원자인 라울과 사랑에 빠지자 질투에 사로잡힌 에릭은 크리스틴을 납치한다. 크리스틴을 찾기 위해 극장 지하로 내려온 라울도 유령에게 잡히게 되자 라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크리스틴은 에릭과의 결혼을 약속한다. 

난생 처음 에릭은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 가면을 벗는다. 뜻밖에 에릭의 흉터를 보고도 그 흉터 난 얼굴에 크리스틴은 키스를 한다. 자신의 어머니에게조차 받지 못한 키스를 받은 에릭의 마음은 녹아내린다. 이 단 한번의 키스로 치유를 경험한 에릭은 그녀를 라울에게 보내고 자신은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는 이야기다. 오늘의 인생극장에도 유령들은 넘쳐나고 있는 것을 본다. 상처받은 우리의 이웃들 말이다. 

상처받은 우리 이웃들의 공통점은 가면을 쓰고 다닌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참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지킬과 하이드의 가면을 바꿔 쓰며 인생의 무대를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누가 이들을 위한 크리스틴이 될 것인가. 예수님은 “사람이 친구를 위해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다”(요 15:13)고 말씀하신다. 아니, 그분이야말로 내 가면 뒤에 숨겨진 흉터를 보시면서도 내게 키스를 해주신 분이다. 

그분은 오늘 그를 따르는 제자들에게도 이 키스를 가르치고 계시다고 나는 믿는다. 이웃들의 상처를 파헤치는 자가 되지 말고 그 상처를 보듬어 안을 수 없느냐고 말이다. 우리는 그런 사랑을 은혜라고 하고 아가페라고도 부른다. 우리는 모두 이 사랑을 예수님에게 빚지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오늘의 교회 내에도 정죄자는 넘쳐나지만 용기 있는 크리스틴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의 PD가 찾고 있는 영웅은 이웃의 가면을 벗기면서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키스하는 사람들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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