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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따뜻한 독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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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독종     
 
- 김은호 목사 (오륜교회)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세계 대회에서 대한민국이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딴 종목은 바로 양궁이다. 너무 많은 우승을 하다 보니 국민들은 금메달을 따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금메달을 따지 못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다. 선수들의 기량만이 아니라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도 세계를 주름잡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 즉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외국 궁사들의 손에 한국산 활이 들릴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 세계 톱 클래스 선수들은 하나같이 ‘메이드 인 코리아’가 선명히 찍힌 한국산 활을 들고 있다. 양궁은 올림픽을 치를 때마다 경기 규정이 바뀌었다. 그 이유는 한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다. 한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한국에 불리한 여러 규정을 만들어 경기를 치르지만 한국은 여전히 챔피언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9월 울산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남녀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리커브 전 종목 석권의 위업을 달성하며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왜 이렇게 한국 양궁은 강한가. 많은 사람은 한국 양궁의 성공을 우리 민족이 동이족(東夷族) 곧 활을 잘 쏘는 민족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는 화랑의 후예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양궁의 성공 이유는 상상을 초월한 지독한 훈련의 결과다. 한국 양궁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는 서거원씨가 쓴 ‘따뜻한 독종’이라는 책이 있다. 그 책을 보면 한국 양궁의 성공은 뼈를 깎는 노력의 결과다. 

양궁 선수들은 매일 새벽 5시30분 훈련을 시작, 저녁 8시에 끝낸다. 2시간 동안의 자유시간을 가진 뒤 밤 10시 소등하고 잠자리에 든다. 그런데 밤 11시가 돼도 잠자리에 드는 선수가 없다. 감독이 시키지 않아도 선수 전원이 그 시간에 불을 켜 놓고 야간훈련을 한다. 따뜻한 독종이란 책을 보면 양궁 선수들은 등산과 수영은 물론 기상천외한 훈련을 많이 받는다. 체력 훈련을 위해 차가운 겨울밤 12시30분부터 아침 7시까지 천호대교에서 63빌딩까지 한 사람씩 출발해 걷기도 하고 시차 적응을 위해 제주도에서 무박3일간의 강행군을 하기도 한다. 인간이 가장 공포심을 느끼는 11m 높이에서 하이 다이빙을 시키고, 그것도 부족해 충주호에 있는 65m짜리 번지점프를 시킨다. 

그것만이 아니다. 아테네에 있는 코린토스 운하로 데리고 가 절벽과 절벽 사이의 다리에서 95m 번지점프를 시킨다. 그리고 캄캄한 밤 뱀들이 우글거리는 소굴에 집어넣어 손으로 뱀을 잡아 들어올리는 훈련을 시키고, 심지어 혀를 날름거리는 살아 있는 뱀의 머리를 손에 쥔 채 입을 크게 벌린 다음 입 속에 잠깐 넣었다 빼 보이는 훈련도 시킨다. 정말 지독한 훈련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불평하지 않고 따라준다. 왜냐하면 지도자가 그 모든 훈련에 함께했기 때문이다. 오늘의 한국 양궁은 상상을 초월한 지독한 훈련을 잘 감당한 선수들과 그들을 훈련시킨 따뜻한 독종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사람도 훈련이 필요하다. 제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으로 되는 것이다. 오늘 우리의 시대에도 욕심과 야망을 가르치는 스승이 아닌 따뜻한 독종이 필요하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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