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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선교의 ‘통일비용’도 생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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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교의 ‘통일비용’도 생각해야


역사학자 E.H. 카는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현재를 바로 보고, 미래의 지평을 배운다. 때문에 과거란 단순히 예전에 있었던 일이 아니라, 현재의 교사요 미래의 방향타라 할 수 있다.

한국 기독교가 현재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화두, 그리고 미래의 비전으로 가장 첫 손가락에 꼽는 일은 바로 ‘통일’일 것이다. 민족의 숙원이자 선교의 ‘땅끝’으로서, ‘복음 통일’은 온 교회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그렇다면 한국 기독교는 ‘복음 통일’을 위해 무엇에서 배워야 하는가. 올해 통일 20주년을 맞은 독일이야말로 한국 기독교가 ‘복음 통일’을 위해 배워야 할 유일무이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전쟁과 분단,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 폐허 위에 쌓아올린 경제 부흥의 기적, 그리고 무엇보다 교회의 활발했던 역할 등 독일과 독일 기독교계에서 한국교회가 배워야 할 점들은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엄청나게 많다.

그러나 얼마 전 기독교통일학회(회장 주도홍 교수) 제8회 학술포럼 멘사 토크에서는 장밋빛 전망만을 가지고 통일을 염원하는 데 대해 경종을 울리는 발표가 있었다. 정종훈 교수(연세대)의 ‘독일교회에 비추어 본 한국교회의 통일을 위한 과제’ 발표에서 독일 통일 이후 20년간 동·서독 교회 모두 수백만 교인들이 교회를 이탈했으며, 한국교회가 이 사례를 잘 분석하고 활용해 통일을 준비해야만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정 교수는 “서독 출신자들은 통일 후 높은 세금과 그에 따른 교회세 증가가 부담이 됐고, 동독 출신자들은 통일 이전에 의미있어 보이던 교회가 통일 이후 변화된 상황에 적절한 기여를 하지 못했다고 본 것”이라 분석했다. 또 서독 출신자들은 이외에 △교회 없이도 그리스도인으로 살 수 있다(5.14) △교회가 자신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5.01) △교회 영향보다는 인본주의적·윤리적 영향을 더 중시한다(4.77) △교회가 계속 죄의 짐을 부과하고 있어 더 이상 믿을 만하지 않게 됐다(4.72) △인생에 어떤 종교도 더 이상 필요없다(4.55) △신앙을 갖고는 어떤 것도 더 이상 시작할 수 없다(4.48) △교회의 공적 입장이 화나게 했다(4.38) 등을 꼽았다. 동독 출신자들은 그밖에 △인생에 어떤 종교도 더 이상 필요없다(5.15) △신앙을 갖고는 어떤 것도 더 이상 시작할 수 없다(4.93) △교회 영향보다는 인본주의적·윤리적 영향을 더 중시한다(4.84) △교회세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4.28) △교회가 계속 죄의 짐을 부과하고 있어 더 이상 믿을 만하지 않게 됐다(4.00) 등의 이유를 비중있게 제시했다.

통일 이전 부강하던 서독의 경제력이 막대한 통일비용으로 인해 치명타를 입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회 곳곳에 그 후유증이 남아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정 교수에 주장에 따르면 이같은 부작용과 후유증이 비단 경제 분야에만 그치지 않고, 기독교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한국교회가 통일 이후 어떻게 하겠다는 수동적 입장보다는 바람직한 통일의 내용을 설정하고 능동적으로 통일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이미 한국에 들어와 있는 탈북민들에 사랑의 관계를 설정하고 조건없이 사랑하며 배려하는 훈련을 실행하며, 노회 단위로 북한의 특정 도시나 지역과 자매결연을 맺고 다양한 교류와 협력, 지원으로 상호 신뢰를 쌓아가는 노력을 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눈앞에 죽어가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사랑의 손길을 베푸는 것은 물론 매우 중요하고 소중한 일이다. 그러나 10년, 20년 뒤를 내다보고 통일과 그 이후를 준비하고 설계하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 한국교회는 독일과 독일 기독교가 걸었던 길을 되돌아보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진정한 ‘복음 통일’을 위해 진력해야 할 것이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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