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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름다운 날들을 다시 펼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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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날들을 다시 펼치며 
 
- 강선영 원장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올해도 저물어갑니다.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가슴 저미도록 시린 눈물을 참 많이 흘린 한 해였습니다. 이제 한 해의 마지막에 서서, 그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니 슬픔조차도 아름다웠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아픔은 아픔대로 채색되고, 슬픔은 슬픔의 색채로 아름답게 그려져, 한 날 한 날이 수없이 많은 색깔들로 입혀져 화려한 하나의 추상화로 남았습니다.

추상화의 한 쪽은 어두운 무채색 계열로 얼룩져 있다 해도, 그것마저 전체와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작품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사람들은 한 해의 끝에 서서 저마다의 추상화를 들여다보면서 흡족해하거나 절망스러워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절망이라는 것. 그것도 알고 보면 지극히 주관적인 개념입니다. 아무 부족함이 없는 호화로운 궁전에서도 절망을 느낄 수 있는 것을 보면.

개인적으로도 수없이 많은 아픔과 슬픔이 올해의 시간들을 물들였고, 그 시간들 틈새에서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우리 사회 전역에서도 수많은 고통스런 소식들로 인해 잠잠할 틈이 없었습니다. 수많은 자살의 이야기들, 수많은 타살과 연쇄 살인의 이야기들, 유괴, 어린이 성폭행, 일가족 집단자살 등.... 하나씩 떠올리다보니, 턱턱 숨이 막히고 호흡이 힘들 정도로 또다시 마음이 쓰라립니다.

나를 찾아와, 함께 눈물을 흘렸던 내담자들, 그 분들은 나를 다시 발견하게 해주고 나를 성장시킨 분들입니다. 떠나간 자리에 남은 눈물휴지를 손바닥에 올려놓으며 절망대신 희망을 떠올리게 했고, 숨 못 쉬는 고통 속에서도 삶의 의지를 조금씩 길어 올려주어 살아갈 힘과 의지를 함께 공유하게 했던 그분들의 눈빛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눈빛에 묻은 진실함과 간절함을 잊을 수 없습니다.

검은 색이든 푸르죽죽한 색이든 아름답지 않은 색은 없습니다. 웃음과 행복만이 아름다운 것은 아닙니다. 슬픔과 고통과 눈물은 더 아름답습니다. 앞으로도 수많은 의미의 눈물들과 만날 것입니다. 또다시 새로운 날들 속에 수많은 의미로 채색된 눈물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고통과 눈물을 아름다움으로 승화하기 위해서 특별히 할 일은 없습니다. 그것이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면 누가 할 수 있을까요? 고통과 눈물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것, 그리고 그 자리에서부터 자신을 인식하기 시작하는 것이 바로 치유입니다. 그 치유가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합니다. 고통과 눈물을 없애려고 급히 서두르면 더 심한 고통이 몰려옵니다. 그냥, 그 자리에 서서, 거부하지 말고 그대로 수용하면 나를 성장케 하는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마음의 문제들은 내안에 솟아나는 고통을 거부하고 절망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이것은 무의식적으로 미묘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을 그대로 수용하면, 처음에는 쓰라리고 아프겠지만, 점점 자신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되고, 자아를 찾게 되면서 통합이 됩니다. 분열이 잃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겸손한 자기 인식을 이끌어냅니다. 상처가 많은 사람들의 교만을 답습하지 않게 됩니다.

어두움이 땅에 덮힐지라도, 사람들이 모두 캄캄함 속에서 허우적거릴지라도, 한 해를 아름답게 채색한 자신의 추상화를 내어놓고 그 아름다움을 마음껏 펼치고 느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주님의 위로와 은총이 가득 임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보라 어두움이 땅을 덮을 것이며 캄캄함이 만민을 가리우려니와 오직 여호와께서 네 위에 임하실 것이며 그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니 (이사야 60:2)”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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