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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문제는 내 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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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내 눈에 있었다 
 
- 장경철 교수 (서울여대)
 

“어둔 밤 쉬 되리니 네 직분 지켜서 힘써 일하라”는 내용의 찬송가가 있다. 나는 이 찬송을 부를 때마다 한 교수님의 고백이 생각난다. 그분은 찬송가의 가사를 청년 시절 들었을 때 어두우면 불을 켜고 일하면 되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노안(老眼)이 찾아오니 아무리 불을 켜도 눈이 침침해 잘 보이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때서야 그는 깨달았다는 것이다. ‘찬송가 말씀이 이런 뜻이구나.’

나는 노안은 남의 문제인 줄 알았다. 그런데 최근 내게 노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결국 다초점 렌즈로 안경을 바꾸었다. 새 안경 덕분에 가까이 있는 것들이 선명하게 보이게 되었다. 휴대전화의 글자가 이토록 선명한지 예전에는 몰랐다. 자동차 운전대에 앉으면 계기판의 숫자들이 정말 선명하게 보인다. 어떻게 노안이 온 것을 모르고 지내왔을까? 어쩐지 학생들의 보고서 글자들이 희미하게 보였던 것이다. 나의 노안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희미한 글자 탓을 했던 것이 겸연쩍게 느껴진다.

살다 보면 저기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여기 내 안에 있는 문제임을 깨달은 것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이재명 지음)라는 책에서 저자는 삼겹살을 통해 얻게 된 깨달음을 알려준다.

모처럼 가족들이 모여 삼겹살 파티를 했다는 것이다. 방 안은 삼겹살 굽는 연기로 가득 찼고 아파트 소방경보기로 인해서 소방차가 달려온 당황스런 경험을 갖고 있는 저자는 식구들을 설득해서 부랴부랴 창문을 열었고 연기를 더 빼내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다는 것이다.

연기가 꽉 차 있는 상황에 계속 신경을 쓰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그에게 아내가 던진 한 마디가 모든 상황을 명료하게 정리해 주었다. “여보, 그 안경이나 좀 닦아요!” 온통 기름이 튄 안경을 끼고 있었기 때문에 자기 혼자만 연기로 가득한 방 안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먼지와 기름이 낀 안경은 수건으로 닦으면 되지만 욕심으로 희미하게 된 나의 눈은 무엇으로 깨끗하게 할 수 있을까? 나의 눈에 하나님의 은혜가 스며들면 내 주변 세계를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을까?

눈이 등불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떠올리면서 세상이 어두운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세상이 어두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눈은 몸의 등불이니 그러므로 네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을 것이요, 눈이 나쁘면 온 몸이 어두울 것이니 그러므로 네게 있는 빛이 어두우면 그 어두움이 얼마나 하겠느뇨?”(마 6:22∼23)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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