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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09 선교 사역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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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선교 사역 회고

- Sergei Lee(모스크바 선교사)


필자는 사역 20여년을 바라보면서, 선교사역이 복음전도, 교회개척, 영혼구원 등 너무나 평범한 일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지금까지 한 번도 공적인 평가를 받아본 기억이 없다(구름에 달 가듯한 설문은 한두 번?). 그래서 개인적으로 매우 편하고, 부담이 없어서 좋다. 나는 전략적으로 사역의 방향이 바른 것인지, 무엇이 잘된 것인지, 수정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사사 시대처럼 나의 소견에 옳은대로 판단하며 우쭐대고 자랑할 뿐이다. 사역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것이다.

공적 기관이 평가 시스템 하나도 준비하지 못하고 나간다면 그것은 한국 선교 전반의 걸쳐서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 한국교회의 장자라고 서로 우기며 가장 많은 파송을 하고 있는 대교단이나 작은 교단이나, 평가 작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운영을 가지고는 한국 선교가 비전과 역동성을 잃게 되는 것이다.

감사(監事)의 차원에서 긴장감을 조성하면서 세무조사하는 것처럼 평가하는 것은 별로 기쁘지 않다. 긍정적으로 함께 선한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서로에게 도전이 되며 근신하도록 하기 위하여, 모두를 살리기 위한 평가가 진행되어야 한다. 나는 습관적으로 자신의 삶과 사역을 종종 평가한다. 때로는 스스로 피곤한 일이라고 여기지만, 나를 위하여 매우 의미 있는 일이고, 나를 보낸 한국교회와 파송교회에도 책임 있는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러시아 선교사역 평가

1. 필자는 늘 강조하듯이 사람을 양육하고 훈련하는 일에 집중을 한다. 제자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하나님과의 관계 확인, 설교점검, 함께 지방순회전도 사역을 통하여 강의훈련, 이러한 방법으로 함께 훈련되는 것이다. 제자에서 이제는 동역자로 함께하면서 매우 큰 기쁨과 만족이 있다.

2. 나의 주된 사역 중 하나인 지방순회 전도사역이(MBI) 좀더 체계적이어야 한다고 평가를 한다. 지역교회의 문제와 필요를 인식하고 그것을 채워주는 것이어야 하는 일로, 매우 적극적 필요 사역이다.

3. 현지인들과 협력하여(teamwork) 현지 선교회(MMP)를 창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현지 지도자들을 훈련하며 가르치면서 그들을 세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들의 부족한 경험이 때로는 걸림돌이 되고, 이기적이고 사명이 없는 경우를 보면 낙심이 되는 일들이 종종 있지만, 함께 협력을 훈련하는 것은 매우 귀한 일로 평가한다. 협력선교회를 통하여 먼 장래에 현지 선교사 훈련원을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지도자를 양육하고, 도전적으로 교회개척 사역을 진행할 예정이다.

4. 현지 교회의 기초를 닦는 건축 사역에도 힘을 다하여 협력할 것이다. 이것은 사역의 인프라 구축, 진지를 구축하는 작업이기에 온 힘을 기울일 것이다. 필자 스스로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사역에 책임을 갖기 위한 것이다.


한국 러시아 선교 사역의 개인적인 진단

첫째, 협력사역 부분-현대선교의 최대의 중요한 이슈이기도 하지만, 한국인의 협력은 요원하기만 한 것 같다. 뭉치면 사는 것이 아니고 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협력에 대한 개념이 없고 훈련이 없었기 때문이며, 협력을 안다고 해도 자신의 이름을 내려 하고, 자신의 성을 쌓으려는 탐심이 원인이라고 본다.

이 문제는 한국의 각 선교훈련원에서 전문적으로 문제의 근원을 탐색하고 해결책을 찾아 훈련하여야 한다. 비행기 타고 현지로 떠나면 그때부터는 관리가 안 된다. 협력사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강도 높은 훈련을 시도하여야 한다. 그것이 한국선교가 바르게 나아갈 대안이다(나의 칼럼 중, 여기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 것이 있다).

둘째, 지도자 양육-신학교 교육사역은 필수 공동사역이다. 이것이 바로 안 되면 공식적인 지도자가 나오지 못한다. 비전이 단절되는 것이다. 러시아 선교 초창기는 신학교 난립시대였다. 하지만 19년의 세월을 지나는 동안 대부분 스스로 폐쇄하고 말았다. 현재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신학교는 대부분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고, 학생들이 없어서 집중강의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 러시아 선교는 지도자를 배출하는 일이 거의 중단되어 있다. 이것이 가장 큰 위기다. 필자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셋째, 사역의 방향성과 전략-러시아의 경우 선교사역은 처녀선교지가 아니다. 기독교 1천 년, 개신교 2백년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교사역이란 기존 침례교나 오순절 교회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바른 신학을 가지고 교회사역을 하도록 목회자 리더십 훈련, 교회 제직 리더십 훈련, 말씀 세미나를 통하여 교회가 든든히 세워져 가도록 지도하는 일, 제자훈련, 그리고 현지 교회의 필요 중 가장 소원인 사역의 장을 마련하는, 건축 일에 협력하는 작업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또한 현지 교회가 힘이 부족하여 개척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선교사들이 훈련하고 있는 사람들을 통하여 교회를 개척하는 정도가 러시아에서의 사역의 방향이라고 본다.

이러한 일을 위하여 선교사 개인은 말씀에 대한 사역준비가 잘 되어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평가가 실례가 될 수 있지만, 설교는 잘 하지만 말씀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려는 전문적인 교수사역의 준비가 부족한 것을 본다. 다 교수가 될 수 없지만 선교사는 준비하여야 한다. 여기에 대한 준비가 한국 선교 훈련원에서 전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훨씬 훌륭한 사역을 감당할 것이다.


한국교회에 제안

1. 한국 선교가 교회개척 사역에 치중하고 있는 것은 첫번째로 도전할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사역의 블루 오션이 필요한 것이다. 거의 20여 년의 세월을 지나면서도 선교사가 강단을 지키고 있다면 그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선교사는 목회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본연의 사명을 생각한다면 한 번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나를 대신하여 일할 사역 자를 양성하여야 한다. 백 번 외쳐도 또 외치고 싶은 이야기이다.

교회중심 사역에서 이제는 사람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한국교회가 천편일률적으로 교회개척에 중심을 두고 사역을 평가하고, 파송받은 선교사를 몰아붙이고, 열매를 기대하는 것은 현 시대에 맞지 않는 것이다. 러시아 같은 경우에는 20여 년의 세월을 지나면서 그러한 것은 이미 물 건너간지 오래다. 그런데도 거기에 목을 메고, 현지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선교사가 붙잡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낭비일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한국교회가 선교에 대하여 무지하든지 아니면 매우 환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2. 한국 선교 훈련원의 개혁이 필요한 것을 느낀다. 실무진들에게 물어보면 매우 진지하고 탁월한 교육을 시키고 있다는 소식을 듣지만,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문제가 매우 심각한 것을 역으로 추적한다. 정녕 현장에 필요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다. 한국 선교의 미래는 훈련원에서 이루어 진다고 확신한다. 필자는 한국의 선교훈련원이 하나로 뭉쳐서 통일된 기본 교과 과정도 한번 논의해보고, 서로 인적 교류도 하고, 정보를 함께 공유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개 교단이나 훈련원에 맞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면 한국 선교는 매우 발전하게 될 것이다.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하면 오리탕 전문식당, 바닷게 전문식당, 잣죽 전문점, 자장 전문점들이 독특한 맛과 전통을 자랑하면서 성장하는 것을 보았다. 러시아 초등학교는 대부분 전문적인 특징을 한 가지씩 가지고 운영하되 실제적이다. 수학 집중학교, 영어 집중학교, 물리 전공학교, 체육 전공학교, 이렇게 학교마다 특성을 가지고 있어 필요한 경우 그곳으로 학생들을 보내게 된다. 한국의 선교훈련원도 이러한 전문성을 살려서 특성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3. 물량주의 선교 관이 시급하게 수정되어야 한다. 아직도 선교사 5천 파송, 1만선교사 파송, 2만선교사 시대, 선교대국, 이러한 환상에 빠져 있는 선교 지도자들을 수없이 본다.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 아닌가? 적극적 직무유기이며 정책오류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현실을 인식하지 않고서 덤비는 것은 참으로 고소를 금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현실에 묶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을 안다. 현실적이 되면 전진해 나갈 수가 없다. 어떤 때는 일을 저질러 놓고 수습하는 것이 유익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허황된 자만심과 명분에 한국교회를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 이것은 역사의 교훈이다. 사람을 훈련하라. 이것이 대안이다. 선교대국이 아니라 바른 선교를 찾아야 한다. “잘 살아보세”라고 세상이 외칠 때에, 교회는 “바르게 살아보세”라고 가르쳐야 하듯이…….

바른 선교를 소망하며…….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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