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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왜 그 때는 못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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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 때는 못했는가
   
- 박도순 집사(남, 58세, 성산중앙교회, 서울 독산동) -

 
잘나가는 중소기업의 사장이었지만...
 
  나는 37년간 의류 업계에 종사해왔다. 처음 20년 동안은 다른 사람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언젠가는 내 사업체를 일으켜보리라는 꿈을 안고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1988년, 그토록 꿈에 그리던 개인 회사를 설립하여 10년 동안 직영체계의 사업을 펼쳤다.
  사업은 날이 갈수록 번창하였다. 많은 재물이 모아지니 나는 ‘사람 사는 것이 바로 이런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삶에 자부심이 생겼다. 그래서 더욱 내 자신의 힘만을 믿으며 살아왔다.

  그런데 번창만 하던 사업체가 1998년 IMF를 만나면서 그 강풍에 휘말리고 말았다. 안간힘을 쓰며 버텨보려 했지만 결국 회사는 그해 2월 4일에 80억의 엄청난 빚더미에 올라앉아 부도를 내고 문을 닫게 되었다.
  잘나가는 중소기업의 사장이었던 나는 하루아침에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너무나 막막해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랐지만 우선은 빚을 진 사람들 보기가 미안해서 피하고만 싶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곳이 기도원이었는데,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도 싫었으므로 사람들이 별로 없는 부여의 한 기도원을 찾아갔다.

  그러나 아무리 기도를 해도 약간의 위로만 있을 뿐, 머리 속은 더욱 복잡해지고 개운치가 않았다. 무언가 확실한 하나님의 응답을 받고 싶었는데, 그런 나의 마음과는 달리 아무것도 받을 수 없었고, 제주도의 어느 기도원에도 가보고, 청계산 기도원도 찾아가 보았지만 답답한 마음은 여전했다.
  나는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해왔었는데,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는 강남금식기도원으로 가보기로 했다.

강남금식기도원
 
  기도원에서 시간마다 예배를 드리는 가운데 차츰 마음에 안정을 찾아갔다. 그리고 지난날의 나를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25년간 동두천 동성교회를 섬겨오면서 내가 믿음이 있는 줄로만 알았다. 담배는 끊었지만 술을 마시는 것은 사업상 어쩔 수 없다며 믿지 않는 사람들과 똑같이 행동했고 그것이 신앙인으로서 바르지 못한 자세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또 회사가 잘 될 때 물질로 교회에 많은 봉사를 하였지만 그것은 사람들에게 나를 나타내고 내 자신의 만족을 누리기 위한 것이었다. 나는 그것으로 신앙생활을 다한 양 우쭐하여 교만했었던 지난 일들이 떠올라 회개하였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바르게 살지 않으면서 드리는 것은 받으시지 않는다는 것도 알려주셨다.

  나는 사업이 망하여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에 와서 예배드리고 기도하는 가운데 얻은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하나님께 감사하였고, 또한 나의 인생에 수많은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말씀으로 무장하지 못하여 그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며, 그 동안 허비한 세월을 회개했다.
 
교도소에서 믿음의 동역자들을 만나고...
 
  부도난 그해 4월 말 즈음에 나는 미국 필라델피아로 건너갔다. 어머님과 동생, 그리고 여러 친척들이 살고 있었기에 그 곳에 머물러 살아볼까 생각했는데 하나님은 그곳에서도 나의 신앙을 키우기 위해 미리 준비하고 계셨다.

  30년간 시무장로님으로 일하고 계신 삼촌께서 나를 붙들고 아침저녁으로 성경을 가르치시며 한국으로 돌아가 부도 때문에 피해본 사람들을 위해 회개하면서 더 많은 기도를 하라고 권면하셨다. 처음에는 내 생각을 바꿀 용의가 없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괴로웠고 결국은 2개월 후에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 후 다시 일본에 살고 있는 동생이 다녀가라고 연락을 해 들어간 김에 아예 일본에서 살아볼까 계획했었지만, 역시 그곳도 내가 살 곳이 아님을 깨닫고 다시 한국으로 오는 도중 김해공항에서 부정수표단속법에 의한 기소중지자로 체포되어 강남경찰서로 압송되었다. 당시 부도업체 수표회수 기간이 3개월에서 7개월로 연장되었었는데 그 연장 유효기간이 넘었기에 기소중지가 되어 체포된 것이다.

  강남경찰서 구치소에서 보낸 9일은 초조하고 긴장되는 나날이었다. 그렇지만 1999년 1월 16일 서울 구치소로 넘어가는 날에는 “주님, 이제 구치소에 수감되니 평안함을 주시고 매일 기도생활을 하면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붙들어 주세요. 그리고 새벽마다 기도 할 수 있게 해주시고 종일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게 해주세요.”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나니 마음이 평안해졌다.
  추운 겨울 엄동설한에 교도소의 시멘트 바닥에서 지낸다는 것은 고통 그 자체였지만, 그 곳에서 더 하나님을 의지하였더니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셔서 적응력을 주셨다. 그리고 성경을 읽으며 기도생활을 하는 가운데 신앙도 조금씩 커가고 있었다.

  교도소에 수감된 후, 나의 기도제목은 교도소 안의 교회에서 성가대 활동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는데 7일 만에 응답이 되었다. 성가대장은 가수 김종찬 씨였다. 이분도 사업이 부도가 나서 본의 아니게 죄수가 된 경우이다. 그는 그냥 노래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는 찬양을 눈물로 하나님께 드리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많은 은혜와 도전도 받았지만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 신앙인의 모습으로 바로 서기 위해 애쓰는 모습에서 더 큰 은혜를 받았다. 그는 구치소에 들어오고 나서 믿기 시작했으나 하나님을 만나 은혜가 충만했다. 지금은 기독신학에 입학하여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그 때 아내는 강남기도원에서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하나님의 응답하심으로 섬기던 교회의 목사님과 장로님, 권사님들께서 물질을 후원해주셔서 독산동에 50평정도의 점포를 얻어 ‘오리마을’이라는 식당을 개업했다.
  그런데 좋은 일에는 마도 낀다고 아내가 갑자기 쓰러져 중앙병원에서 콩팥수술을 하였다. 수술비가 천만 원이 나왔는데 내가 교도소에 수감 중인 상태라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런 우리의 사정을 안타깝게 여긴 교회에서는 수술비 전액을 지원해 주었다.

  구치소 안에서는 사람들끼리 얼굴을 마주칠 기회가 아주 적었는데 하루는 의무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나에게 사형수 언은식 씨가 인상이 좋다며 말을 걸어왔다. 그는 원주에서 자신의 아내가 여호와의 증인 왕국회관에 나가는 것을 말려도 듣지를 않자 화가 나서 석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30명을 사망시킨 사건의 장본인이었다. 그는 짧게 악수를 청하면서 같이 합심기도를 하자는 약속과 함께 7명의 명단이 적혀 있는 쪽지를 건네주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한 사람이 금식을 한다는 쪽지를 보내면 모두 함께 금식을 하면서 합심기도를 했다. 우리는 교도소에서 화요일마다 열리는 집회 때만 겨우 얼굴을 볼 수 있었는데, 성가대활동을 하고 있던 나는 그들과 반가운 눈빛으로 인사를 나눌 때마다 넘치는 은혜로 눈물을 흘렸다.

  서울 구치소의 사형수들 중에는 막가파 최종수 씨도 있었는데 그 중에 최종수 씨를 포함한 7명이 예수님을 영접하였고, 사형수들과 모든 죄수들을 위해 공동의 기도제목을 놓고 기도한 결과, 8.15 특사로 사형수 전원이 사형을 면하고 무기수로 전환되었다. 이것은 교도소 역사상 한번도 없던 일이었다. 나와 김종찬 씨도 형량을 감소 받아 19개월 만에 풀려났다. 우리는 놀라운 기도의 위력에 살아 계신 하나님을 소리 높여 찬양했다.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
 
  장로님은 빚을 대신 갚아주셨고 또 남은 분들은 진 빚들에 대해 탕감을 해주셨다. 그리고 오히려 수표를 주면서 위로를 하셨다. 그러나 나는 언젠가 그 은혜를 꼭 갚을 것이다.
  나는 중학교 때 기타를 배웠지만 오랫동안 치지 않아 거의 잊어버렸었는데 김종찬 씨와 연습을 하면서 옛날 실력을 다시 찾았다. 그래서 출감 후에는 노숙자들을 위한 전도와 교육 프로그램과 어렵고 소외된 곳에서 일하시는 사역자연합 봉사프로그램에서 찬양으로 봉사하고 있다. 또 아내의 가계주변 사람들에게도 찬양 전도로 20명 이상을 전도하여 결신의 열매를 맺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지금에 와서 제일 후회가 되는 것은 회사가 잘 될 때는 왜 신앙생활을 못했는가 하는 것이다. 그랬다면 많은 물질을 복음을 위해 더 값지게 사용하였을 텐데 말이다. 이번에 기도원에 온 것은 교도소에서 성경을 5번 통독했지만 더욱더 말씀으로 바로 서서 영적 무장을 하고 전도하여 그리스도인의 능력 있는 삶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함이다.
 
* 출처 : 강남기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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