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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0년,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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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010년,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


경인년(庚寅年) 새해 업무를 시작하는 첫날이 40년 만에 처음이라는 대폭설로 뒤덮였다. 출퇴근길은 그야말로 대란(大亂)이었고, 주요 교단 및 단체들의 신년하례예배 또한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이 1시간여 늦게서야 예배를 드렸고, 그나마도 많은 숫자가 참석하지 못했다. 심지어 예정했던 예배 장소가 고지대(高地帶)인 탓에 자동차로는 접근이 불가능해 예배를 무기한 연기한 곳조차 있다.

신년 벽두부터 쏟아진 이 감당할 수 없는 눈더미에, 당장 내일의 출퇴근길을 생각하며 막막해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며 목회 혹은 생계에까지 큰 타격을 입어 한숨을 내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통해 우리가 대자연과 창조주 하나님 앞에 너무나 무력한 존재임과, 그러하기에 우리는 더더욱 절대자를 의지할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되새기자. 또한 쳇바퀴처럼 돌던 일상에서 잠시만 더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둘러보고 배려하며,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기준 삼고 푯대 삼아 한 해의 계획을 세우자.

먼저 2010년 새해에는 한국교회가 이 사회에 나아갈 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겠다. 이 시대 한국사회의 화두를 꼽으라면 단연 ‘경제’일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교회의 화두는 무엇인가. 한국교회는 이 사회에 무엇을 지향점으로 제시할 수 있는가. 우리 안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너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봤으면 한다. 그저 여러 교파로 나뉘어 있다보니 중구난방으로 내세울 뿐 통일된 화두를 이끌어내지 못하거나, 혹은 세속주의에 물들어 세상의 화두인 경제논리에 매몰되어오지는 않았는지 돌아봐야 할 일이다.

2010년에는 한국교회가 하나될 수 있어야 한다. 교파간, 기구간의 물리적 통합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대형 연합집회 한번 근사하게 하자는 의미도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는 이들의 모임인 ‘교회’가 바로 그 교회 본연의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감리교 사태와 같은 분열은 속히 매듭짓고, 적어도 목사들끼리, 장로들끼리, 신자들끼리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은 차차 줄여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더 나아가 믿는 이들이라면 서로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는 연대감이 형성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특히 2013년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와 관련해 성숙한 대처를 주문하고 싶다. WCC와 관련한 입장차는 이해할 수 있지만, 그같은 논란이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비화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보수교계에는 WCC를 무조건 반대하여 세계적인 대회에 차질을 빚게 하기보다 올바른 신학과 신앙에 대한 건전한 논의를 이끌어내는 계기를 삼을 수 있기를 바라고, 진보교계 역시 WCC에 대해 잘못 알려지고 오해된 부분들이 있다면 속히 바로 알리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

2010년에는 보다 성숙하고 성결해야 한다. 지난 몇 년간 한국교회의 온갖 치부들이 반기독교적 성향의 언론들과 시민단체들에 의해 고발됐다. 그들의 고발에는 타종교와 비교할 때 비판의 잣대가 형평성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혹은 일부의 잘못을 전체의 잘못인 양 침소봉대한 경우도, 혹은 교회의 사정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세속적 기준으로 성급히 판단한 경우도 있었다. 옳다. 그같은 비판은 부당하고 억울한 측면도 많았다. 그러나 교회가 교회이기 위해서는, 그같은 작은 허물이라도 처절히 회개하고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한국교회는 개혁의 역동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개혁교회로서 스스로를 개혁하고, 그것을 원동력으로 세상을 개혁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간 끝없이 세상을 개혁하는 주체였던 교회가,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것은 슬픈 현실이다. 교회가 세상을 향해 개혁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도리어 세상으로부터 개혁의 요구를 받고서야 스스로를 개혁해나가는 모습까지도 간혹 눈에 띈다.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의 교회의 모습을 온전히 회복해야 하지 않겠는가.

또한 2010년에는 기독교계를 위협하는 이단 세력들에 대해 엄중 대처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이비 이단연구가들에 대한 엄격한 검증과 문책이 선결 과제라 할 것이다. 이들이 이단사역을 아무런 기준도 없이 자신들의 이해에 따라 조자룡 헌칼 쓰듯 해온 탓에, 한국교회의 현 이단사역은 신뢰성과 공정성이 심각하게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 사이비 이단연구가들은 그 과정에서 온갖 불법, 불의, 공모, 선동, 왜곡, 조작 등의 부도덕한 행위들을 일삼으면서도, 그에 대한 비판은 “이단사역을 방해하는 이단들의 수작”으로 몰아붙이면서 중세 교황청을 방불케하는 절대권력을 휘두르려 하고 있다. 특히 그 중 대표적인 인물들인 최삼경 목사(남양주 퇴계원면 소재 빛과소금교회)는 삼신론과 월경잉태론 이단 사상과 온갖 불법 의혹에, 박형택 목사(예장 합신)는 학력 위조 의혹에 휩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명확한 해명 없이 과거의 행태들을 답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이같은 행태가 하루 속히 뿌리뽑히고 바로잡히지 않으면, 한국교회의 이단 대처 사역 뿐 아니라 연합과 일치운동에도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세상에서도 법적 판결을 내리는 일은 최고의 학문적·도덕적 소양이 검증된 이들에게 맡기고, 또 항상 잘못된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안전장치를 두지 않는가. 이제 교계도 보다 성숙하기 위해서는 무자격·사이비 이단연구가들을 축출하고 건전한 신학 논쟁과 이단 대처사역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

인재를 키워야 한다. 모든 영역에서 탁월한 전문성과 성실한 땀방울로 가치를 인정받고 자신의 소속 단체와 지역, 국가를 넘어 나아가서는 인류에까지 유익과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인재들 말이다. 이들을 통해 나라와 세계가 진보할 뿐 아니라 만민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분명 놀라운 저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교회가 지금껏 일궈놓은 성과와 업적들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역사와 세계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조금 더 성숙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교회됨’을 참으로 온전히 회복할 때, 한국교회는 진정 사회의 빛과 소금으로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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