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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새싹 같은 어린 영혼들에게 단비 같은 교사가 되기를 바라며 -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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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 같은 어린 영혼들에게 단비 같은 교사가 되기를 바라며

저는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 다녔지만 주일에 예배만 드리고 가곤 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때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교회에 와서 형식적으로 예배드리고 월요일부터는 다른 고3 학생들과 다를 바 없이 바쁜 생활을 하며 신앙에 대해서는 까마득히 잊고 지냈습니다. 그러면서도 주일 예배를 빠지지 않고 다닌다는 것에 스스로 위로하며 그 시기를 보냈습니다.

이러한 저에게 신앙적인 전환점이 찾아왔습니다. 수능시험이 끝나고 입학할 대학이 결정되자 교회 담임 선생님에게서 뜻밖의 제안을 받았습니다. 유년부에서 교사로 봉사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었습니다. 물론 유치부에서부터 고등부에 이르기까지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도움도 많이 받고 즐겁게 교회 생활을 할 수 있어서 교사의 소중함을 알긴 하지만 자신이 없었고 두려움마저 느꼈습니다. 그렇지만 그 제안을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기도했습니다. 결국 용기를 내어 유년부 교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시작이 어렵듯이 처음에는 교사로 봉사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4주 동안의 신입교사 교육이 끝나고 드디어 저에게도 반이 맡겨졌습니다. 처음에는 마냥 기분이 좋았고 즐거웠습니다. 주일마다 만날 어린이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럴 수가 … 저희 반 출석부를 펴는 순간 들떴던 마음이 .가라앉았습니다. 반 어린이가 6명에 불과한데다가 교회에 오랫동안 나오지 않는 어린이도 2명이나 되었습니다. 더구나 제가 가르치는 첫 주일에 출석한 어린이는 단 두 명밖에 없었습니다.

반을 부흥시켜야 하겠다는 소망이 생겼습니다. 저희 반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가면서 매일 기도했습니다. 심방 전화를 하고, 편지를 써서 부쳤습니다. 그렇게 하기를 한 달, 저희 반 아이들에게 변화가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어떤 어린이에게 전화를 했더니 그 어린이가 대답하기를 “알았어요. 내일 갈게요. 끊어요.” 하면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그 어린이는 예배에 와서도 내내 불만스러워하면서 “에이 재미없어, 다음 주일에는 안 올래요.” 했습니다. 그래도 꾸준하게 관심을 기울여주고 전화 심방도 하고 편지 심방도 하자 그 아이도 변했습니다. 이제는 집으로 전화하면 편지를 읽었다고 기뻐하며 내일 교회에서 만나자는 인사를 먼저 하곤 합니다.

어떤 어린이는 할머니가 교회에 못 가게 한다고 하며 제 전화를 받으면 반가워하면서도 할머니를 의식해서 갑자기 목소리를 작게 하고는 “선생님, 제가요 내일 엄마한테 꼭 가자고 해서 갈게요. 알았죠?” 합니다. 마음이 아프면서도 그 어린이의 재치에 절로 미소가 나옵니다. 어떤 어린이는 “선생님, 있잖아요. 시골 가야해서 내일 교회에 못 간데요. 선생님 주려고 편지도 써놨는데 어떻게 하지…” 하며 안타까워 해서 그럼 다음 주일에 만나자고 했습니다. 이처럼 교사를 하면서 제가 어린이들에게 주는 사랑보다도 어린이들에게 받는 사랑이 더 많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새로 온 어린이도 있고 등반된 어린이도 있어서 기도한 대로 반 부흥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교사가 된 지 몇 달 되지 않았지만 그 동안의 경험은 제 신앙 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일꾼으로 쓰임 받는 것에 보람과 즐거움을 얻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합니다. 저를 믿고 따라 주는 어린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더욱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하며 선배 교사가 해 준 말을 떠올립니다. “교사의 직분이 힘든 것은 주일 날 아이들을 만나서 10분 정도 공과를 가르치는 것이나 1분 정도의 심방 전화를 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에요. 그 10분의 만남을 위해서 일주일 즉 168시간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주중에도 매일 그 아이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할 때 교사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고 보람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에요.”

- 이지은 (목양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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