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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어둠을 뚫고 마침내 빛 가운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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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계희 성도 (47세, 수유동교회, 의정부시 가능동)

나의 인생 나의 고뇌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우리 집은 형편이 좋은 편이었다.
  1·4후퇴 때 단신으로 월남하신 아버지가 서울에서 어머니를 만나 결혼을 하신 후 사업이 잘되어 당시 나는 사립학교까지 다니며 아무 부족함 없이 자랐다. 그런데 초등학교 5학년 되던 해에 부모님이 하시던 일이 망하면서 우리 집은 고통의 나날이 시작되었다. 충격을 받은 어머니는 앓기 시작했고, 좌절에 빠진 아버지는 삶의 의욕을 상실한 채 어머니와 싸우는 날이 많아졌다.

  그런 환경 속에서 상처가 많았던 나는 부모님과 가정에 대한 기대나 소망을 포기하게 되었고, 어린 나이였음에도 나 자신이 점차 도태되어가고 있다는 느낌과 함께 습관처럼 자기비하, 자학에 빠져들곤 했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 다행히 나를 지탱해 준 것은 신앙이었다. 어린 나이에 믿음이 있었을까마는 유치원 때부터 지속된 교회생활이 나의 유일한 탈출구가 되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거의 30년 간 몸담아 왔던 교회생활은 나의 유일한 삶이자 꿈이었다. 토요일과 주일은 거의 교회에서 살았고, 교회에서 소임을 맡아 할 때는 혼신을 다하여 열심히 봉사했다. 그렇게 하다보니 교회와 노회에서 주는 상도 여러 번 받게 되었다.

  나중에야 깨달은 사실이지만 어린 시절의 고뇌와 갑작스런 불행으로 인한 자폐 상태를 교회생활에 전념하면서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내게 베풀어주신 은혜요, 위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에서 여전히 내가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는 수시로 나를 짓눌러왔다. 친구처럼 되어버린 어머니의 만성질환들, 항상 권위적이고 억압적인 아버지의 언동, 남동생의 방황과 갈등, 말하자면 가족은 내게 안식처가 아니라 내 인생을 가로막고 우뚝 선 거대한 벽처럼 느껴졌다. 겉으로는 멀쩡하게 보였지만, 속으로는 두려움에 짓눌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달팽이처럼 자꾸 움츠러들고 있었다.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다

  다행히 그런 상태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던 한 계기가 있었는데, 그것은 90년도에 받은 예수전도단 훈련이었다. 당시 나는 직장을 다니면서 치유세미나에 참석했었는데, 그 훈련과정에서 하나님의 마음, 하나님의 사랑이 어떤 것인가를 배울 수 있었고,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함으로 마침내 나의 아픔을 드러낼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나 자신을 용납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해서도 용서하고 이해하게 되었고, 동생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함께 고통을 나누었다는 동질의식과 연민의 마음으로 성숙되어 갔다.

  말하자면 하나님의 사랑으로 나의 아픔을 치유 받음과 동시에 타인의 아픔도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변화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내 생명의 내부에서 일어난 일대 혁명 같은 것이었다.
  그렇게 교회는 나의 가정환경에서 오는 압박에서 나를 해방시켜 주었고 동시에 나의 능력과 내 삶의 나래를 펼 수 있었던 유일한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나는 세상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눈으로 보여지는 게 전부인 양 겉모양에만 신경을 쓰는 어른들, 배운 사람들과 있는 사람들 중심의 교회풍토, 가족 단위의 신앙생활, 그들 속에서 힘들고 외로웠던 적도 있었다.

  그래도 나는 한 번도 교회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었다. 그만큼 사랑 받고 인정 받았다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나는 교회를 떠나면 큰일이 일어나는 줄 알았던 것이다.
  내가 예수전도단 훈련을 통해서 배우고 깨달은 것은 하나님은 우리의 포장된 모습을 원하시지 않는다는 것과 내가 아무리 못났을지라도 내 모습 이대로 받아주시고 사랑해 주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내가 훈련받기 전에 교회에서 배운 것이나 교회 어른들을 통해서 형성된 자의식은 자기의 부끄러움이나 아픔 같은 것은 절대 밖으로 드러내서는 안되고 좋은 모습만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오랫동안 그것이 바른 신앙인 줄 알았다.

  어쨌든 나는 예수전도단 훈련을 통해서 일대 혁명을 경험하였고, 그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교회학교 학생들에게 적용해 가면서 신나게 가르쳤다. 그리고 시간이 나는대로 학생들과 청년들을 데리고 예수전도단 훈련이나 찬양집회를 찾아다녔는데, 그럴 때마다 그들이 신앙의 도전을 받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소망하던 금식기도 - 어둠을 뚫고 마침내 빛 가운데로

  몇 년 전 여름휴가 때 갑자기 기도원에 가고 싶어서 강남금식기도원으로 간 적이 있었다. 기도원에 도착한 순간 무엇보다도 마음이 평안했던 것과 또 한편 뭔가 새롭고 신선한 경험을 할 것 같은 기대로 충만했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 이후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올라가곤 했는데 기도원에 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은혜가 되었지만 갈 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내려왔던 것도 좋았다. 그러나 항상 아쉬운 마음을 남기고 기도원을 내려오면서 언제 한 번 여유 있게 머물면서 하나님의 말씀도 듣고 금식도 해보려고 하였는데, 98년 6월에 직장을 그만 두면서 그 소원을 이루었다.
  직장뿐만 아니라 이십 년 넘게 소임을 맡아왔던 교회 일도 당분간 내려놓았다. 쉬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였지만, 결혼문제와 함께 내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서였다.

  처음에는 5일 정도만 금식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목사님과 상담을 하는 중에 10일 금식을 권하셔서 순종하는 마음으로 10일 금식에 들어갔다. 그런데 금식 둘째 날부터 오한이 나면서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떨려왔는데 3일 정도 그렇게 떨며 지내다가 3일째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3일째부터는 목 부분에 붉은 반점이 돋기 시작하면서 점차 가슴과 어깻죽지로 번져나갔고 나중에는 배와 등에도 부분적으로 반점이 올라왔다. 게다가 아니라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따끔따끔한 통증도 함께 동반되었는데 반점과 통증은 금식이 끝날 때까지 계속되다가 보호식을 하면서 시커멓게 죽어갔다. 아마도 속에 있던 독이 피부를 통해 올라온 것 같았다.

  어릴 때부터 나는 알러지 체질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알러지 증상은 음식물을 통해서 올 때가 특히 많았는데, 순식간에 피부표면으로 확 돋아나는 고통을 겪곤 했었다. 그 알러지 증상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스무 살이 넘도록 약을 달고 살다시피 했다. 그러던 것이 이십대 이후부터 좀 잠잠해졌으며, 약은 예전처럼 많이 복용하지 않았으나 체질만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피부에 작은 종기 하나만 생겨도 따갑고 좀처럼 가라앉지 않아 애를 먹곤 했었다. 그 알러지 체질이 온전히 고침을 받은 것이다.

  10일 금식을 끝내고 다시 목사님과 상담을 하니 소음체질에, 기가 약하니 이번 기회에 완전히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셔서 이틀 보호식을 한 다음 다시 20일 금식에 들어갔다.
  그런데 금식 14일째부터는 입안에 자꾸 침이 고여 들었고, 끈적끈적한 그 침을 뱉으면 굉장히 심한 냄새가 났다. 그리고 물을 마시려고 하면 먹을 수가 없어서 고생을 했는데 그런 중에서도 간혹 속에서 쓴물이 올라왔고 쓴물을 뱉고 나면 속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물을 거의 먹지 못한 탓으로, 20일 금식이 끝날 즈음에는 너무 힘이 들어 집으로 내려갈까도 생각했으니 아무래도 온전한 금식이 되지 못한 것 같았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 한 달간 보호식을 한 후 다시 기도원에 올라갔고, 새로운 마음으로 10일 금식을 했다. 계속된 금식으로 살이 많이 빠지긴 했지만 마지막 10일 금식은 아무 고통 없이 평온한 마음으로 마칠 수 있었다.

  아무튼 20일 금식을 통해서는 고통 속에서 철저히 나를 비우고 낮아지는 체험을 하였고, 10일 금식 때에는 영·육의 강건함을 회복할 수 있었다. 특히 마지막 10일 금식이 끝난 다음 보호식 4일째 되던 날에는 내가 어둠의 긴 터널을 빠져나가 마침내 빛으로 나아가는 꿈을 꾸었다. 그 꿈은 너무나 선명하여 잊혀지지 않았고 내 삶을 빛 가운데로 인도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응답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에게 이러한 위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 출처 : 강남금식기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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