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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시련 주심에 감사… 음악사역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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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소금으로―김명엽 교수] 

- 출처 : 국민일보

“주님,시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뜻 이해안가는 기도문이지만 김명엽(60·연세대 음악대학 교회음악과·새문안교회 장로) 교수는 감사의 조건 첫번째로 ‘시련’을 꼽아 기도드린다.

1991년 추수감사절 날 감사헌금 봉투에 10가지 감사의 내용을 적는 공란이 있었다. 첫 칸에 문득 김 교수는 ‘주여,시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당시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잃어버린 김 교수는 그때 철저히 낮아졌고 어려운 이웃들을 섬길 수 있는 겸손함을 배웠다.

이듬해 10가지 감사의 내용을 다시한번 쓰게 됐다. 역시 ‘주여,시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고 적었다. 아들이 대입에서 낙방했다. 그리고 아들은 성숙한 믿음을 덤으로 얻게 됐다. 그 모습을 보며 김 교수는 환하게 웃었다.

시련을 주심에 감사하며 사는 김 교수. 지난해는 건강이 안좋아 또 한차례 시련을 맛봤지만 더 열정적인 삶을 살게 됐다고 고백했다.

“감사할 게 너무 많은 제가 하나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음악밖에 없지요. 그것을 어떻게 나눌까 고민하던 중 지방에서 소형 교회 목회자,성가대원,지휘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게 됐습니다. 교회음악 세미나요.”

매년 두 차례 진행되는 이 세미나는 12∼14일 전북 남원 지산향육원 지산홀(063-625-2155)에서 열린다. 김 교수가 원장으로 있는 교회음악아카데미 주최로 벌써 15회째를 맞았다.

“시골 교회 목회자,성가대원들이 다양한 성가 음악을 듣고 배우는 기회가 적잖아요. 그래서 제가 아예 테이프에 1년치 주일날 부를 수 있는 성가곡들을 녹음해 세미나 때 나눠주고 가르칩니다. 그러면 이들은 교회로 돌아가 매 주일 다른 성가로 은혜를 나누는 것이지요.”

김 교수는 이번 세미나를 위해 하반기 주일 26주 동안 부를 수 있는 성가음악 26곡을 녹음했다. 단독으로 강의하는 김 교수는 성가 26곡 완전 마스터뿐 아니라 교회합창 명성가집 3편 완전 풀이,감사절 대림절 성탄절 주현절 음악 소개와 합창발성 연주 및 지휘테크닉까지 쉼 없이 가르친다.

김 교수가 이 일을 하게 된 것은 장인 김봉룡 장로의 영향이 크다. 김 장로는 6·25 이후 전라도 남원 지역에 보육원을 설립하는 등 사회사업가로 활동했다. 고아들의 아버지로 평생 살아온 장인을 보면서 김 교수 역시 봉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본격 실천하기로 다짐한 것은 8년전 장인이 소천하면서다. “장례식장에 모인 수많은 제자들이 ‘이제 누구를 아버지라고 부르며 삽니까’라며 통곡했지요. 그때 문득 장인이 했던 일을 제가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사회사업을 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문화혜택을 못받는 목회자,성가대원들을 위한 교회음악 세미나였지요.”

세미나가 열리는 장소는 장인이 세운 보육원이다. 현재는 어린이집으로 바뀌었고 일부를 강당으로 개조해 매년 세미나를 열고 있다. 처음에는 피아노도 없었다. 김 교수는 사재를 털고 후원금을 받아 중고 그랜드 피아노를 구입했다.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약간의 참가비를 받고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혼자 이 일을 해왔지만 시간이 흐르자 동역자들이 생겨났다. 김 교수가 지휘자로 있는 서울바하합창단원들이 매회 참석하고 성악가인 아내와 음악을 하는 두 아들이 동행한다.

교회음악 발전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김 교수는 이같은 세미나 외에도 교회음악 연주 시리즈를 열고 있다. 유명 성악가 연주가들을 섭외해 교회에서 개최하는 것이다. 또 서울바하합창단을 통해 모범음악예배를 교회마다 돌며 선보이고 있다. 특히 100명 이내의 작은 교회를 찾아가 문화행사를 여는 것은 김 교수의 가장 큰 보람이다.

“성탄 전야에는 병원을 돌며 환자들을 위로하는 음악회를 열고 시골의 작은 교회에서 불러주면 어디든 달려가 연주하고 있습니다. 단원 모두 이 사역을 위해 기도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헌신에 고마울 뿐입니다.”

모태신앙인 김 교수는 6·25때 부모를 잃고 고모 밑에서 신앙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교회에서 성가대로 활동하며 음악에 깊은 관심을 갖은 그는 “음악하면 밥 굶는다”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평생 하나님의 음악을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가끔 지휘할 때 내 자랑,명예가 보여 ‘뜨끔’할 때가 있습니다. 예술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자만이 든 것이지요. 그럴 때면 하나님은 언제나 한가지씩 감사할 제목을 주시네요. 시련을 통해 말입니다. 인간이기에 깨닫고 또 지나면 잃어버리고 그러다 하나님께 혼나고… 이처럼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지만 주님은 저를 자녀로 삼아주셨습니다. 힘 닿는 데까지 그분을 위해 헌신하고 싶습니다.”

김 교수는 최근 새문안교회 한국교회음악교육원 2대 원장으로 취임해 한국 교회음악에 새로운 씨를 뿌리기 위한 행보를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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