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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오염된 사상서 나를 건져준 건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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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증 : 도한호 총장(침신대)

나는 유교적 전통을 존중하고 남성 우위 사상을 가진 완고한 집안에 태어났다. 기독교를 경원시하던 대가족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나는 어머니의 신앙을 따라 어릴 때부터 교회학교에 다니며 집안에서 기대하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성장했던 것 같다. 광복과 6·25전쟁으로 시국이 불안정해지자 우리 가족도 이사가 잦았으며 중학교 시절부터 경북 영주시에 정착하게 되었다.

중학교 시절,나는 유난히 책읽기를 좋아해 책을 마음껏 읽으려고 여름 방학 동안 서점 점원을 자청하기도 했고 친구들에게는 읽고 싶은 책 이름을 써주며 구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새로 부임한 국어 선생님의 이삿짐을 싣고가던 손수레를 밀어주게 됐다. 그 인연으로 선생님 댁에 가게 됐고 선생님이 소장하고 있던 문학서적과 원고 뭉치 속에 끼여 있던 프랑스 실존주의 작가들의 글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나는 곧 글읽기에 심취해 몇 달이 못 가서 선생님의 책을 거의 읽어버렸다. 나는 특히 카뮈의 ‘시시포스의 신화’와 수필들,사르트르의 인간 존재에 대한 책을 읽고 그 의미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신플라톤주의적 우주관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때 내가 접한 우주관은 현재 인간이 살고 있는 세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그림자에 불과하며 그 그림자를 만든 진정한 세계는 다른 곳에 따로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세상은 땅과 천공(하늘),그 위의 이데아의 세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간은 원래 이데아의 세계에 들어갈 지식을 쌓으며 천공에서 살던 영적 존재였는데 실수를 저지르고 땅에 추락해 육체라는 감옥에 갇혀 있는 수형자(受刑者)와 같은 존재라는 신플라톤주의 사상이었다. 그 사상은 그러므로 인간은 추락 과정을 역순(逆順)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최선의 가치라고 주장했다. 즉,인간은 육체를 쳐서 영혼에 자유를 주어 영혼을 천공으로 복귀시켜야 하며 영혼으로 하여금 거기서 다시 이데아의 세계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간 영혼의 최고의 희망은 이데아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루속히 영혼의 감옥인 육체를 파괴해야 하며 육체를 파괴하는 최선의 방법은 금욕이나 자살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마침내 자살을 감행하기로 결심하고 하루는 영주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철탄산에 올라가서 키니네를 한움큼 입에 털어넣었다. 그러나 너무 써서 삼키지 못하고 토해버려 자살 기도는 무산됐다.

그러다가 그 무렵,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한 친구의 권유로 읍내에 새로 개척된 침례교회에 나가게 되었다. 그날은 정규 예배일이 아니었고 영주를 방문한 선교사를 위해 마련된 특별집회였다. 일본인이 신사로 사용하던 건물을 개조해 만든 교회에는 외국인 선교사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로 가득 찼다.

그날 설교 제목은 친구와 관련한 것이었다. 그 선교사는 예수께서 모든 사람이 멸시하고 멀리 하는 베다니의 한센병자 시몬의 집에 가서 그와 친구가 되셨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긴 팔을 강대상 앞으로 뻗어 “예수님을 친구로 맞이하고 싶은 사람은 나와서 이 손에 악수하십시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날 저녁에 그 선교사 앞으로 나아가 그의 손을 잡고 희미했던 신앙을 재확인하고 그날부터 침례교회에 나가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다.

점차 내 신앙이 성장하면서 실존주의 철학의 배경이 된 신플라톤주의가 젊은이들과 지성인들에게 주는 피해가 적지 않다고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깨달은 것을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신념으로 신학대학에 입학원서를 내면서 장래의 희망을 ‘기독교 문필가’라고 적었으며 지금도 그 신념을 잃지 않고 있다.

나는 교의학을 강의하면서 성경의 토대 위에선 프로테스탄트 정통주의 신학,즉 복음주의를 강조해왔다. 실천을 강조하든,인권을 강조하든,생명윤리를 강조하든 신학은 성경에서 의미와 동기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믿음의 근간은 인간을 포함해 우주 삼라만상은 하나님의 피조물이며 하나님의 섭리적 역사(役事)는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인류 역사(歷史)의 흐름을 주관하고 계신다는 데 있다. 성경은 창조주 하나님이 피조물인 인간에게 주신 인간생활의 표준이며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뜻과 구원의 계획이 기록된 하나님의 계시 말씀이다.

잘못된 이념과 오염된 사상은 젊은이들을 갉아먹는 좀과 같은 존재다. 이런 것을 온전히 퇴치하는 데는 바른 교육에 의한 참된 믿음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도총장은

1939년 경북 경주에서 출생했다. 한남대 영문과와 침신대 신대원,경희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미드 아메리카 침례신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침신대 교수와 개역개정판 성경 개정 감수위원을 지냈다. 현재 국제펜클럽 회원,찬송가공회 가사 전문위원,전국신학대학협의회 회장,침신대 총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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