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간증 기독문예학 전공은 주가 주신 소명

첨부 1


[나는 왜 크리스천인가] 추태화 교수

“당신은 왜 크리스천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당황하곤 했다. 내가 신앙을 선택한 것도 아니고 극적인 회심을 통해서 크리스천이 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집안은 3대에 걸쳐 예수를 믿어왔다. 소위 모태신앙인 것이다.

내적 변화가 없는 평탄한 종교적 삶, 그것이 중학교 3학년 때까지 계속됐다. 그런데 그 해 겨울, 출장을 가신 아버지께서 소천하신 사건이 발생했다. 그 일은 내게 엄청난 충격이었고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그때부터 나는 온실에서 벗어나 야생마처럼 날뛰기 시작했다.

실험이라는 충동에 휩싸였다. 한국인이 왜 서양 종교인 기독교를 믿어야 하는지 고민하며 갈등하고 동양사상에 심취하기도 했다. 진정한 한국인이 진정한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로 고민하기도 했다.

대학생활도 실험 자체였다. 당시 나는 교회와 세상 사이를 오갔다. 공부보다는 시국 데모로 일관했다.

하나님의 손길이 나를 본격적으로 다시 빚으신다고 느낀 것은 독일 유학 때였다. 어느 날 기도하는 내게 기독교문예학이라는 용어를 비전으로 보여주셨다. 스물아홉 살 되던 해, 하나님께선 신앙심 깊은 처자를 만나게 하심으로써 나의 방황을 어루만져주셨다.

나는 신앙적으로도 여인들에게 신세를 많이 졌다. ‘기도의 든든한 후원자인 어머니와 아내가 아니었다면’ 하고 되돌아보게 된다. 야곱이 오랜 이방생활을 청산하고 귀환하면서 “두 떼나 거느렸나이다”라고 감사했던 고백이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던 내 고백이었다.

젊은 시절의 실험정신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변해가고 있었다.

“여호와께서 저희를 위하여 대사를 행하셨다”(시 126:2).

내가 무엇이라고 주께서 이렇게 사랑하시고 은혜를 베푸셨는가? 유학 시절은 사막을 건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 시기였다. 한마디로 말씀과 교회를 통해 부어주신 은혜로 가능했던 시간이었다.

때로 궁핍하고 힘들었지만 그 은혜의 시절이 없었다면 “당신은 왜 크리스천인가”라는 질문에 지금까지도 말문이 막혔을지 모른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다.

하나님은 내게, 그리고 우리 가정에 예수의 생명을 이식시키셨다. 하나님의 대사를 위해 우리에게도 대사를 행하셨다. 고난 속에서도 찬송으로 주를 의지하게 하시고 강퍅한 현실 속에서도 넉넉한 믿음을 나누도록 해주셨다.

진지하고 치열한 지성인이라면 더욱 하나님을 의지해야 할 것이다. 진지한 한국인이라면 더욱 진지한 크리스천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 것은 단지 생각의 결과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사유와 일상생활, 존재와 실존 사이에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임재의 체험, 은혜의 체험으로 가능했던 것이다. 하나님은 나의 교만한 생각까지도 품어주셨다.

모든 것이 은혜 가운데 눈녹듯 해결된 것이다. 하나님은 정말 우리를 위하여 대사를 행하신 것이다. 어느덧 일상이 놀라운 기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는 내세울 것 없는 내게 기독교문예학, 문학과 신학 통합연구, 기독교인문학 등의 세계를 만나고 정립하도록 소명을 주셨다. 주님의 시간이 이르자 부족한 나를 더 헌신하라며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에 보내셨다.

이곳에서 복음의 빛으로 학문을 연구하면서 척박한 기독교문화학을 정립하고 학생들을 섬길 수 있었던 것은 주의 은혜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들이었다. 한쪽에서는 강의와 강연으로, 다른 한쪽에서는 글과 미디어로 하나님 나라와 그의 문화를 전파하도록 사용하시는 주께 영광을 돌려 드린다. 대사를 행하신 주님, 영원히 높임을 받으소서.

◇누구인가… 1955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단국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뮌헨대에서 석사학위, 독일 아우구스부르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예장합동 충신교회 장로이며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에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분야는 기독교문예학, 문학과 신학 통합연구, 기독교와 문화비평 등이다. ‘대중문화 시대와 기독교문화학’ ‘광장에서 문화를 읽다’ ‘영화, 그 의미에 길을 묻다’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