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간증 직장암 극복 도와줘…

첨부 1


[나는 왜 크리스천인가] 심창구 서울대 약대 교수

미국 퍼듀대학 방문교수로 있던 시절인 1988년 나와 아내는 한인교회 목사님으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시골 초등학교 다닐 때 성탄절에 몇 번 예배당에 가본 적이 있고, 군복무 시절에 군부대 교회에 3년쯤 다닌 경력은 있지만, 신앙심도 그렇고 제대로 아는 것도 없어 세례를 받기가 두려웠다.

하지만 목사님은 “아무 것도 몰라도 된다”며 세례를 주셨다. 무엇보다 아내가 세례에 동참한 것에 힘이 됐다. 그후 아무것도 몰랐던 나를 교우들이 따뜻하게 인도해주었고, 89년 귀국하면서 온누리교회에 출석했다.

1994년 5월 나는 3기 중반의 직장암 수술을 받게 됐다. 병실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만약 내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상태에서 이 상황을 맞았으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 병을 견뎌내라고 6년 전 하나님을 영접케 하셨구나’하는 깨달음과 감사함을 느꼈다.

이후 개복수술 2회, 방사선 조사 수차례, 항암제 주사 18개월을 무난히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꽉 붙잡은 하나님 덕분이었다. 몸은 괴로웠지만 마음은 든든했다. 무엇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었다. 물론 아내의 헌신적인 간호와 기도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하루하루 ‘일용할 건강’을 기원하며 산 게 어느덧 13년이다. 집도하신 의사선생님은 이제 재발 걱정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배가 경직되고 기운이 없거나, 배변 불순 등 수술 후유증은 여전하다. 가끔은 통증이 심할 때도 있다. 이럴 때마다 나는 하나님께 매달려 기도한다. 달리 어쩌겠는가.

내가 암수술을 받고 병실에 누워 있을 때다. 절친한 친구 하나가 달려왔다. 하지만 그는 딱히 나를 위로할 말을 찾기 어려웠는지 갑자기 “너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해줄까?”하고 물었다. 나도 갑자기 따로 부탁할 것도 없고 해서 “나를 위해 교회에 다녀 줬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일류제약회사 연구소장이었던 그는 말 그대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사람이었다. 때문에 일요일 아침의 늦잠이 그의 가장 행복한 시간이며 다음 한 주를 버티게 하는 양식이라고 하던 친구였다. 뿐만 아니라 불교집안이었다. 그런 그가 내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그 즉시 부인과 함께 내가 다니던 온누리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5년이 지난 어느날. 그 친구 내외와 예배를 드리고 나왔을 때 그가 우리 부부에게 바람을 쐬러 가지고 제안했다.
나는 늘 그렇듯이 몸이 피곤하고 찌뿌드드해서 그의 간곡한 청을 거절하고 말았다.

나중에야 이 친구는 내 거절에 크게 상처를 받아 더 이상 교회를 다니지 않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암수술을 한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5년이나 ‘교회를 다녀 준’ 친구에게 나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가?

그에게 교회에 안 나오는 이유를 물었더니 “네 병도 완치된 듯하니 더이상 너를 위해 교회에 다닐 필요는 없잖느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제서야 나는 그가 친구를 위해 5년이나 교회에 다녔다는 것을 확인했고 그 고귀한 우정에 감동했다. 한데 나는 이런 친구의 마음에 상처나 입히다니…. 나는 그때 일을 평생의 실수로 생각하고 회개했지만 친구에게 그 사건에 대해 더 언급할 수가 없었다.

그 친구가 최근 모 제약회사의 사장으로 취임했다. 성실하고 능력있는 그에게 지극히 마땅한 자리였다. 나는 축복하는 기도를 하고 싶어서 그의 회사를 방문했다. 하지만 그의 집무실 안에서 축복기도를 해 줄 용기까지 내지는 못했다. 다만 근처 식당에서 앉았을 때 나는 그가 새 일을 잘해내기 바라는 기도를 했다. 그때 그가 내 거절 때문에 상처가 컸다는 고백을 처음으로 했다. 나는 그렇게 얘기해주는 그가 너무나 고마웠다.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나를 용서할 마음이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그후로 우리는 서로에게 받은 상처를 대부분 회복했다.

나는 앞으로 이런 실수를 하지 않는 크리스천이 되고 싶다. 그러면서 나는 그런 친구를 주신 하나님께 정말로 감사한다. 그리고 부족함과 실수투성이인 나에게 오늘의 영광을 주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한다. 천지 만물을 다 만들어 놓으신 후 그 시공간에 아무 일도 한 것 없는 나를 갖다 놓아 주신 은혜에 감사한다. 나는 또 이 모든 것을 거저 받은 사실에 감사한다.

나는 매일 회개하며 기도한다. 하나님 아버지 제 주변에 상처를 주지 않는 사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줄 수 있는 온유한 사람이 되게 해주옵소서… 라고.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