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도는 뿌리

- 리처드 포스터 (레노바레 대표)

기도는 뿌리와 같습니다. 기도는 천국의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기도와 관련해 한국 교회는 서구 교회의 스승입니다. 1996년에 나는 죽은 나사로에 대한 내용이 있는 요한복음 11장을 묵상하고 있었습니다. 그 해 5월에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경험한 많은 사건은 아직도 마음 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습니다. 한국의 크리스천들과 기도원에서 보낸 간절한 시간들, 휴전선을 바라보면서 가졌던 모임, 그리고 많은 새벽기도 시간들…. 한국 방문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나는 몇 명의 성도로부터 줄기가 긴 장미꽃 24송이를 받았습니다.

다음날 아침에도 나는 요한복음 11장을 묵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커피 테이블에 놓여 있는 장미꽃을 보게 되었습니다. 꽃들은 벌써 시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하나님의 말씀이 내 마음 속에 와 닿았습니다. ‘아, 서구의 교회들은 지금 이 장미꽃과 같이 시들고 있구나.’ 어떤 꽃들은 아직도 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뿌리로부터 절단 되어 시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와 같은 현실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습니다. 무거운 마음이 저를 사로잡았고 깊은 슬픔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때 소망을 주는 음성을 듣게 되었습니다. “내가 나의 몸된 교회를 부활시키겠노라!”는 주님의 음성이었습니다. 그분은 부활을 말씀하셨습니다. 마치 죽은 나사로가 다시 생명을 얻는 것과 같은 사건 말입니다.

그리고 난 다음 또 다른 음성을 듣게 되었습니다. “부활의 사건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뿌리가 다시 심겨져야 한다”는 주님의 음성이었습니다. 이때 왜 내가 몇 달 동안이나 요한복음 11장을 묵상하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 사람들을 통해 배운 기도의 삶과 그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기도는 뿌리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기도의 삶은 우리의 삶이 다시 하나님께로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우리의 현실에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기도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늘 항상 흘러 넘쳐 나는 기도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세계의 크리스천들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시기 위해 한국 크리스천들을 강권적으로 택하셨습니다. 한국 크리스천들에게 기도의 뿌리를 내리게 하셨습니다. 한국이라는 단어 속에는 남한에 살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전 세계에 흩어진 디아스포라 한인들, 그리고 북한 주민들 모두가 포함됩니다. 하나님께서는 북쪽에서 시작된 20세기 초반의 부흥의 역사가 그분의 때에, 그분의 방법으로 북한에서 다시 완전하게 일어나게 하실 것입니다.

이같은 생각은 어쩌면 너무나 순진하고 또는 지나치게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기독교인들의 기도의 삶을 경험하면서 나는 이것이 이상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교회에는 기도의 뿌리가 살아 있습니다. 한국 교회와 성도들을 통해서 서구의 크리스천들은 아직도 살아 있는 기도의 능력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하는 한국 크리스천들은 우리의 스승입니다. 한국 성도들의 기도의 삶은 아주 뛰어납니다. 그들에게는 간절함이 있습니다. 계속해서 간구하는 헌신이 있습니다. 순식간에 얻을 수 있는 놀라운 기도의 힘도 있습니다. 사랑도 간절히 사모합니다. 마음 속 깊은 한을 통한 절규함이 있습니다. 이런 현상들은 도저히 글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한국 성도들이 우리 서구 크리스천들의 기도 선생이 되도록 택하셨습니다. 우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한국 성도들의 기도를 배울 것입니다. 한국의 크리스천들이 더욱더 전심으로 기도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신들은 우리의 기도 선생님이기 때문입니다.

번역=레노바레 한국디렉터 강찬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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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처드 포스터는 개인의 영적 성장과 교회 갱신을 위한 '레노바레' 설립자이며 이를 통해 영성운동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아주사퍼시픽대학교 영성신학 교수를 역임했고 저서로 '영적 훈련과 성장'(생명의말씀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