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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교제·섬김 통해 섬세하신 보살핌 깨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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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하나님] 문지현 미소의원 원장

지금까지 걸어온 길보다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멀어 보여 아직 신앙을 이야기하는 게 어색하고 부끄럽다. 내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은 여기까지 온 것이 전부 하나님의 은혜라는 고백뿐이다.

어려서부터 신앙심 깊은 어머니를 따라 교회를 드나들었지만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거의 알지 못했고 관심도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의예과 1학년 때 한국누가회(CMF)에 발을 들여놓게 된 나는 많은 훈련과 교제와 섬김의 기회를 통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복을 누렸다. 그때까지 너무도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하나님이 아닌, 개인적으로 나를 아시고 깊이 있게 이해하시는 섬세하신 하나님을 만난 것이다.

지금도 시편 139편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눈물 흘리던 그 아침의 차가운 공기를 잊지 못한다. 나 자신조차 사랑하지 못했던 나를 하나님께서는 미리 다 알고 이해하고 계셨고, 그런 나를 아픈 마음으로 안아주셨다. 내 삶의 방향이 나를 위한 것이 아닌 주님을 위한 것으로 바뀌는, 그 순간은 짧았지만 긴 여정이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많은 과목 중 정신과를 선택한 것에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수련의 시절 정신과 실습을 할 당시 나로서는 정신과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시 내가 담당했던 내 나이 또래의 젊은 여자 환자에게 나는 감정 이입이 너무 많이 돼 무척 마음 아파했다. 의사가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실습 후반기를 지나면서 나는 환자의 내·외과적인 질병보다는 그 사람의 이력, 즉 그 사람이 걸어온 길과 그 사람의 마음 상태에 더 관심이 간다는 것을 느꼈다. 정신과는 어떤 장기(臟器)의 ‘병’보다는 그 ‘사람’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보였다.

정신과 의사가 되고 지금까지 많은 환자를 만났다. 나는 낮은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고 그분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해 왔다. ‘정신 이상’이라는 이름으로 판단받는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헤아려봐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특히 더 마음이 아플 때는 신앙을 갖고 있으면서도 정신적 고통을 겪는 분들을 만날 때다. 내가 출석하는 교회를 통해 알음으로 찾아오시는 분들과 정신적 고통을 치료받기 위해 찾아왔다가 뒤늦게야 자신이 크리스천임을 밝히는 분들이다. 교회 안의 편견이 더 무섭다면서 눈물 흘리는 분들, 우울증 혹은 불안증을 앓는 것이 ‘신앙이 약한 증거’라고 생각하고 겉으로 내색하지 않으려다 병을 키워서 오는 분들….

하나님을 믿는 정신과 의사와 그렇지 않은 정신과 의사는 겉으로 볼 때에는 큰 차이 없는 진료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를 믿는 의사는 환자를 위해 기도할 수 있다는 가장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1년간 사랑의교회에서 제자 훈련을 받는 중에도 가장 필요하고도 어려운 과제는 기도하는 것이었다.

나는 아침에 진료를 시작하면서 언제나 기도한다. 오늘 만나는 분이 어떤 문제를 갖고 찾아오든 간에, 만일 이 자리에 가장 위대한 치료자이신 예수님께서 앉아계시다면 어떤 눈으로 그를 보실지, 그 마음을 가지고 그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이다.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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