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먼지도 햇빛을 받으면

첨부 1


먼지도 햇빛을 받으면 
    
-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나는 어린 시절부터 야행성이었다. 늦은 저녁까지 골똘하게 무언가를 생각하다 잠이 들곤 했다. 그런데 옛날 시골의 밤은 유난히 추웠다. 찢어진 창호지 사이로 바람이 불면 차가운 기운에 몸을 떨어야 했다. 그러면 방안에 있는 식구들이 이불 하나를 가지고 싸움을 하는 것이다. 몸을 덮으려고 한 쪽에서 이불을 잡아당기면 다른 쪽은 추위에 떨고 다시 반대편에서 이불을 잡아당기면 또 다른 쪽이 추위에 떨었다. 그렇게 밤새 이불 전쟁을 하는 것이다. 겨울 추위와 싸우며 날을 새면 제일 늦게 일어난 사람이 이불을 갠다. 그때 먼동이 틀 무렵, 동녘 하늘에서는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아침이 밝아온다. 

그러면 어둠 속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지만 이불을 갤 때면 꼭꼭 닫은 문틈 사이로도 기어이 찾아온 마치 레이저쇼를 하는 것처럼 찬란한 빛 한줄기가 비취는 것이다. 그 문틈 사이로 비취는 햇빛을 보면 먼지 미립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리고 그 먼지 미립자들은 밤하늘에 별이 빛나는 것처럼, 광활한 우주 속에서 빛나는 행성들처럼 광채를 발하며 날아다닌다. 그때서야 “아, 방안에 이렇게 먼지가 많았구나” 생각하면서 문을 더 활짝 열어놓는다. 그러면 빛이 레이저 폭탄처럼 쏟아진다. 그 속에서 먼지들은 비로소 자유를 얻었다는 듯 황홀한 빛을 발한다. 사소한 먼지나 공중의 티끌도 햇빛을 받으면 광채를 발하는 것이다. 

오늘 우리 자신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공중의 티끌이나 먼지만도 못한 존재가 아닌가. 시편 8장 4절에 보면 “사람이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권고하시나이까”라고 고백한다. 그렇다. 우리는 먼지만도 못한 존재다. 별들의 광야인 저 우주의 신비에 비춰볼 때 우리는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항성과 행성이 거대한 우주의 초침을 밀고 가는 시간의 수레바퀴 아래서 인간은 얼마나 유약한 존재인가.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의 빛, 사랑의 광채가 비췰 때 인간 존재는 저 우주의 신비보다 더 아름다운 오로라의 향연으로 빛난다. 그것은 인간 스스로가 가진 아름다움과 위대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광채 때문이다. 그래서 그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빛을 받아 복음을 전하는 하나님 나라의 일꾼이 되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우리가 무엇이기에 하나님이 저 시공간의 동심원을 넘어서 복음의 광채, 은혜의 광채를 비추어주신단 말인가. 내 모습 어디가 아름다워 주님이 나를 사랑하시고 십자가를 지셨단 말인가. 우리는 너무나 약하고 부족한 먼지와 같은 존재다. 그러나 주님이 사랑의 광채를 비추어주셔서 먼지와 티끌 같은 우리로 하여금 주님의 광채를 비추게 해주신 것이다. 

한국교회도 주님의 광채를 받아야 한다. 스스로 빛나려고 하면 안 된다. 스스로 높아지려고 성을 쌓고 귀족의 옷을 입으려고 하면 안 된다. 누더기 옷을 걸치더라도 주님의 광채를 받아야 진짜 사회 속에 광채를 발하는 빛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먼지도 햇빛을 받으면 광채를 낸다. 당신이 아름다운 것은 주님의 사랑과 은혜의 빛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 출처 : 국민일보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