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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과주의와 상생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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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주의와 상생협력 

- 한정화 교수 (한양대) 
 

경쟁·성과뿐인 평가… 인간적으로 바꾸자

수년 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에 관한 연구차 도요타 시스템 연구의 권위자로 알려진 도쿄대학 교수와 면담한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상생협력을 잘한다고 알려진 도요타도 납품 중소기업에 강한 단가인하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최근 리콜사태를 둘러싼 도요타의 위기상황을 지켜보면서 과도한 성과주의가 가져온 부작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국내 최고 대기업의 부사장과 자기 분야의 권위자로 명성 높은 대학교수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성공한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의 비극적 종말은 심각한 충격을 주었다. 유서나 주변의 정황에 의하면 이러한 극단적 선택의 이면에는 성과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있었다. 

한국은 단기간에 경제발전에 성공하면서 많은 업적과 성과를 일궈냈다. 지난 2년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해낸 것도 10여년 전과 비해 달라진 한국 경제와 기업의 위상이 커다란 기여를 했다. 특히 기술력, 디자인, 브랜드 면에서는 괄목할 만한 진보가 이뤄졌다. 이러한 성취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그 이면에는 한국 사회의 강한 경쟁의식과 성과주의 문화의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공동체의 존립 기반인 상생협력을 파괴할 정도의 과도한 성과주의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선진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대·중소기업 간 공정거래와 상생협력의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운 원인도 대기업 내에 자리잡고 있는 과도한 단기 업적중심의 성과주의와 관련 있다는 사실이다. 

성과주의는 경쟁사회에서 각자가 노력해 이룬 성과에 따라 평가하고 보상을 하자는 경영철학이자 제도이다. 이는 인간이 가진 성취욕을 자극해 최대한 노력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잠재력을 실현할 뿐 아니라 그가 속한 조직의 성과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개인이나 조직은 어떻게 평가되고 보상받는가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에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최대한의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해 실행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은 성과에 대한 압력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기대만큼 성과를 올리지 못하면 좌절감을 느낀다. 심각한 경우 우울증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성과주의 제도를 비인간적인 시스템이라고 비판을 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가 없는 상태에서 인간이 자발적으로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일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선, 그 답은 매우 부정적이다. 인간의 내면에 내재해 있는 죄성은 성과에 대한 압력이 없는 상태에서 게으름과 나태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는 지난 10여년간 성과주의가 사회 곳곳에 자리잡았으며, 그게 상당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소위 철밥통이라 공격받던 공공조직이나 교육기관에도 이제는 보편화된 제도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결과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함께 성과주의가 가져오는 부정적 요소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찾아야 한다. 지나치게 개인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평가와 보상이 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또한 제도나 규정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 공동체의 핵심가치와 규범의 정립을 통해 조직의 문화로서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과정에서도 인위적인 조작보다 구성원의 자발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인간존중의 경영철학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자는 먼저 남을 대접하라”는 말씀이 한국 사회의 상생협력과 인간존중 경영의 근본 진리가 돼야 하며 과도한 경쟁의식과 성과주의 문화에 지친 우리 자신과 이웃을 돌봐야 한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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