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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잊지못할 교회 개척기] 갈라진 교회와 갈등 회개 ‘관용의 미덕’ 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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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못할 교회 개척기] 갈라진 교회와 갈등 회개 ‘관용의 미덕’ 깊이 깨달아    
 
- 서재일 목사(원주영강교회)


목회 초창기, 나에겐 고향 쪽 대구에서 헌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비행장 근방이어서 시끄러웠다. 하늘 소리만 아니라 교회가 갈라져 땅의 소리도 시끄러운 곳이었다. 전임자들이 셋씩이나 견디지 못해 사임하고 나갔다. 아무도 가지 않으려 하자 매를 맞아도 젊을 때 맞는 것이 좋다는 선배들의 권유로 내가 가게 된 것이다. 

교회 분란의 이유는 당시 담임목사가 밤낮 양계에만 관심을 갖고 기도와 말씀에 전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도 먹고 살 길이 없어 교인들에게 양계를 가르쳐 비교적 성공을 했지만 목사가 그만 생업 지도에 깊이 빠졌던 모양이다. 

가난에서 벗어난 제직들이 어느 날 모 선교단체의 사경회에 가서 큰 감동을 받았다. 그들이 교회를 영적으로 일으키기 위한 사명으로 새출발할 때 제일 큰 걸림돌이 목사였다. 그들은 “이제는 닭 둥지 계란만 쳐다보지 말고 기도하고 성경 말씀을 보십시오”라고 목사에게 건의했다. 목자가 할 말을 거꾸로 양들이 하니 목사는 ‘아멘’을 하면서도 자존심이 상했다. 목사가 호통을 쳤다. “실컷 고생하며 먹여 살려놓으니 나를 이렇게 여기느냐.” 결국 교회는 갈라져 목사 반대파들이 나가 교회 담 너머 양계장을 수리해 교회를 개척했다. 

내가 갔을 때 ‘담 너머 닭장교회’는 이미 타 교단에 가입했다. ‘주여 삼창’ 통성기도를 하고 뜨거운 부흥회를 열곤 했다. 우리 교회를 삼킬 기세였다. 우리 교회는 도덕성만 강조하지 은혜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그 교회를 욕하는 대신 우리 교회 교인들을 책망하며 ‘모여서 기도하고 흩어져 전도하는’ 운동을 벌였다. ‘담 너머’ 교인보다 더 큰 목소리로 기도하기 위해 나부터 항상 목이 쉬어 있었다. 청년들을 모아 조직적으로 했다. 그렇게 해서 우리 교회의 기도 소리가 그 교회를 눌렀다. 이쯤 되면 여유를 가져야 할 텐데 나는 그 교회를 몰아내기 위해 바로 그 교회 옆 담 밑에 화장실을 지었다. 그 교회 전도사가 와서 “제발 이것만은 막아 달라”고 했지만 나는 오히려 “나가라”고 고함을 질렀다. 

아무리 싸움을 해도 그렇지 어찌 화장실을 그 교회당 옆에 지을 수 있었을까. 목회를 하면서 그토록 마음 좁았던 내가 얼마나 후회스러웠는지 모른다. 도대체가 관용(톨레랑스)의 미덕이 없었다. 늦게야 잘못을 깨닫고 회개하며 어떤 경우에도 넓은 마음(왕상 4:29)을 달라고 빌며 살고 있다. 주님이 용서하셨으니 남을 용서하는 목회를 하려고 애쓴다. 타 교단을 욕하지 않고 늘 ‘다양성 속의 일치’로 함께 섬기려 노력하는 이유도 그때의 경험이 컸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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