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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비워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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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야 얻는다     
 
- 전병욱 목사 (삼일교회)
 

통상 가나안은 요단강 서쪽 땅을 말한다. 이스라엘은 광야를 우회해 요단강 동쪽에서 가나안으로 들어온다. 요단강 동쪽은 목초지로 좋은 장소였다. 가축이 많았던 르우벤, 갓, 므낫세 지파의 절반은 동쪽에 남기를 원했다. 많은 것이 발을 묶어 놓은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의 꿈에도 소원은 가나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소유의 많음으로 인해 가나안을 목전에 두고 스스로 눌러 있겠다고 말한 것이다. 소유의 많음이 재앙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후 동쪽 지파는 제일 먼저 역사에서 사라져 버린다. 약속의 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롯의 인생도 동쪽 지파와 같은 길을 걸었다. 왜 소돔에 갔는가. 어떤 학부모는 아이들 교육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 부모의 시각으로는 일리 있는 말이다. 소돔은 죄악의 땅, 자녀들을 죽이는 땅이었다. 세상의 표준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넘어지게 된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하나씩 있다. 어떤 때는 아이들 공부, 어떤 때는 미국 영주권 등이 있다. 제때 귀국했으면 길이 열렸을 어떤 형제가 있다. 미국 영주권을 따려고 1년 더 머무르겠다고 했다. 결국 2년 더 머무르다 주어졌던 기회를 다 놓쳐 버렸다. 평생 준비한 것이 쓸모없는 것이 되었다. 더 가진 것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비워야 얻는다. ‘이와 같이 너희 중의 누구든지 자기의 모든 소유를 버리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눅 14:33) 하나님의 나라는 버리고 가는 곳이다. 제자들을 보라. 아버지, 배, 가족 등을 다 버리고 떠났다. 수도사들은 왜 광야로 갔는가. 자신의 많음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다. 

광야는 버리는 곳이다. 그래서 채워지는 역설이 있는 곳이다. 2차대전 이후 일본 재건을 위해 교사를 파송했다.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인솔 책임자는 이렇게 말했다. “전쟁으로 패배한 나라이기 때문에 가르치기 쉽다.” 승리한 국가는 자부심을 갖기에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패자는 겸손함으로 배우려 한다. 이기는 것이 좋지만 자세는 패자의 겸손이 더 좋다. 

하나님은 억지로 요구해도 들어주신다. 하나님의 뜻에는 ‘기뻐하시는 뜻’과 ‘허용하시는 뜻’이 있다. 왕을 달라고 하니까 주신다. 요단 동쪽 땅을 달라고 하니까 주신다. 허용하시는 뜻이다. 마지못해 허용한 것은 부작용이 많다. 억지로 요구한 왕이 오히려 압제한다. 고기를 달라니 메추라기를 주셨다. 

광야에는 물이 부족하다. 닭과 같은 새를 잡아 물 없이 먹는다고 생각해 보라. 온통 비린내와 끈적임으로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자기들이 구한 것이 해로운 것이었다. “여호와께서는 그들이 요구한 것을 그들에게 주셨을지라도 그들의 영혼은 쇠약하게 하셨도다”(시 106:15) 하나님이 함께하면 아주 적은 것으로도 만족한다. 하나님이 없으면 풍부함으로도 실망하고 좌절한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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