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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빛과 소금 되신 당신, 우리는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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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되신 당신, 우리는 어찌하오리까 

- 김영진 장로 (한국기독교문인협회장) 
 

난곡 조향록 목사님 영전에

한국 기독교의 큰별, 큰어르신 난곡 조향록 목사님 영전에 삼가 한 말씀 올립니다. 2010년 4월 11일의 이 슬픈 소식은 우리 모두를 한순간 얼어붙게 했습니다. 초동교회에 첫 머릿돌을 놓으시고 이끌어 주신 분, 사랑으로 인도해 주신 어버이 목사님, 아무리 사람의 목숨이 여한이 없다 해도 이리 가시다니요. 아흔을 넘기면서도 우리를 가르치고 이끌어 주신 그 은덕을 잃은 우리는 어찌해야 합니까? 

1920년 9월 14일 함경남도 북청에서 태어나셨다지요? 두고 온 고향을 그리움으로 누르며 사셨다지요? 조선 신학을 하고, 장로교회 목사님이 되고, 사학을 연구해 우리의 역사와 미래를 염려하시던 분. 북청 물장수가 아닌 예수의 생명수를 공급해 주신 어르신, 교회를 사랑하시던 그 맑은 눈빛은 우리들 가슴에 별이 되어 빛나고 있습니다. 

신학교에 어려움이 있을 때면 열일 물리고 해결해 놓으시던 분. 그러다가 안정되면 다른 이에게 넘기고 물러앉으시던 지도자, 한국기독교장로회 교단 문제도 피하지 않고 희생과 봉사로 처리해 주셨습니다. 나라와 교회의 갈등에도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함께 웃는 자리를 마련하던 지도자였습니다. 

이런 놀라운 지도자, 어버이를 잃은 우리는 지금 고아처럼 외롭고 안타깝습니다. 물가에 버려진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불과 몇 달 전에 선집을 출간하여 기뻐하시던 그 모습, 그 따뜻한 손길이 아직도 남아 있는데 어찌 이 갑작스러운 부음을 들어야 합니까? 

신학은 물론 사회평론, 문학, 예술, 우리 가락 등 문화 전반에 걸친 놀라운 식견으로 우리를 깨우쳐 주시고, 뚜벅뚜벅 황소걸음으로 천리에 닿게 하신 어르신, 온고지신으로 우리 세대의 경박함을 바로잡아 주시던 그 인품과 자비로운 모습을 이제 어디 가서 찾아야 합니까?

믿음이 눈물이 될 줄을 어찌 알았습니까? 정겨움이 괴로움이 될 줄을 어찌 짐작했겠습니까? 이 나라 이 교회의 아픔이 있을 때에도 이리저리 쓰다듬어 평화롭게 하신 그 손길은 영원한 귀감이 될 줄로 믿습니다. 

영원한 빛으로, 사라지지 않는 소금으로 남아 이끌어 주십시오. 우리의 슬픔과 외로움도 돌아보소서. 이 눈물 젖은 기도가 살아계신 하나님의 은총으로 응답될 줄 믿습니다. 그 넓은 가슴으로 우리를 돌아보시고 고이 눈 감으소서. 가슴에 피 맺히는 아픔을 참으며 이만 줄입니다. 주의 나라에서 영원히 안식하소서.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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