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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 영혼의 아가(雅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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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의 아가(雅歌)  
 
- 소강석 목사 (새에덴교회)
 

정호승의 시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에 나오는 구절이다.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세상은 사랑의 서사다. 산다는 게 결국 사랑하고 이별하는 과정이다. 사랑은 영원한 예술적 주제이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솔로몬과 술람미와의 애틋하고 환상적인 사랑을 통해 하나님과 성도, 그리스도와 교회의 신비로운 사랑을 보여준 아가서이다. 아가서에 비친 사랑의 잔상은 깊고 황홀하다. 

구약 신학자인 아이런 사이더에 의하면 술람미는 당시 솔로몬이 소유하고 있던 에브라임 산지의 포도원 지기의 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솔로몬과 술람미가 사랑에 빠진 것이다. 그는 왕의 체통을 다 버리고 술람미에게 다가가 구애를 한다. 그 장면을 드라마처럼 묘사해 본다면 아마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술람미야, 나는 왕으로서 온 것이 아니라 한 남자로서 왔다. 궁에 가면 천명에 달하는 비빈이 있지만 나는 너에게서 순수하고 맑은 영혼의 사랑을 느낀다. 나의 순백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겠느냐?” 그러나 술람미는 어찌 나 같은 불민하고 천한 여자가 왕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느냐며 이리저리 도망을 다닌다. 그러나 솔로몬은 계속해서 술람미를 짝사랑하고 쫓아다닌다. 결국 술람미도 솔로몬 왕의 부드러움과 따뜻한 체온을 느끼면서 마음을 열고 왕의 사랑을 받아들이게 된다. 

하나님의 사랑 역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일방적인 구애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가 먼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거절하고 도망쳤다. 그러나 하나님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신비한 사랑으로 다가오셨다. 어찌 이 하나님의 사랑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제국의 대왕인 솔로몬이 소작농의 딸인 술람미를 창살 틈으로 엿보고 훔쳐보다 마침내 프러포즈를 한다. “겨울도 지나고 비도 이젠 그쳤다.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한다. 나의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하나님도 마찬가지였다. 그분 역시 우리를 엿보고 훔쳐보며 기다리시다가 마침내 절묘한 타이밍에 불러 주셨다. 그런데 그 부름은 한 번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부르고 또 부르고 지금도 애틋한 사랑으로 부르고 계신다. 

이제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영혼의 봄날이 왔다. 언제나 우리가 주님을 찬양하고 사랑해야 하겠지만 특별히 목련이 피고 개나리와 철쭉이 피는 이 화창한 봄날에 다시 한 번 내 영혼의 아가를 부르며 주님의 신비로운 사랑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삶인가. 

이제 기나긴 영혼의 겨울잠에서 일어나 향기로운 포도원으로 가자. 주님과 나만 알 수 있는 은밀한 포도원을 걸으며, 그의 몸된 교회에서 더 깊은 사랑을 나누어야 할 때이다. 우리가 마지막까지 부르다가 죽을 노래, 내 영혼의 아가를 부르며.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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