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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랑의 스티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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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스티그마     
 
- 도원욱 목사(서울 한성교회)
 

“4월 27일 맑음. 오늘은 현장학습으로 롯데월드에 갔다. 신드바드의 모험은 무서웠다. 죽을 것 같이 무서웠다. 하지만 기분이 너무 좋았다. 왜냐하면 엄마가 명예교사라서 함께 갔기 때문이다. 오늘 일기 끝.” 

다락방모임 나눔 중 한 아이의 엄마가 읽어준 1학년 아이의 일기다. 말미를 읽을 무렵 이 엄마의 목소리는 가느다랗게 떨리고 있었다. 결혼해서 자식을 연년생으로 낳은 탓에 태어난 지 1년3개월 만에 언니가 되어버린 맏이가 언제나 이 엄마에겐 ‘큰 아이’였다고. 그래서 번번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함께하는 소풍에 따라갈 새도 없었기에 큰 맘 먹고 올해 입학한 초등학교 소풍에 따라가 주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이는 엄마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기뻐하고 ‘환희’에 가까울 만치 연신 함박웃음으로 현장학습 체험에 참여했다고 했다. 아이가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진작부터 따라가 주고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했을 텐데 미안해, 하며 아직 아이가 여덟 살인 것이 다행이라고 했다.

며칠 뒤의 어린이 날, 아이들에게 어떤 선물을 해주고 또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행복한 걱정을 하는 부모의 그 무거운(?) 짐을 함께 져보고자 한다.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은 ‘동행’이다. 같은 시간을 보내고 같은 마음을 나누고 같은 추억을 만들어 나가는 것. 특별한 장소나 돈이 없어도 너무도 아름답게 줄 수 있는 선물이다. 

아이들은 우선 ‘함께함’을 통해 자연스레 사랑의 깊은 ‘정’을 느끼게 된다. 아이들을 씻기고 옷을 입히거나 벗길 때, 차에 태울 때 등 필요에 의해서 가진 스킨십 외에 ‘느닷없는’ 사랑의 터치를 베풀어라. 또한 ‘함께함’을 통해 아이들은 천 마디의 가르침보다도 강력한 교육적 영향을 받게 된다. 가장 강력한 언어는 ‘행함’이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성경에서도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일 3:18)고 말씀하신다. 종은 울리기 전까지 종이 아니고, 사랑은 표현하기 전엔 사랑이 아니라고 누군가가 말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동행의 미학’은 그 시간을 통해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하나님을 알아간다는 데서 최고조를 이룬다. 당신이 바로 하나님 아버지를 대신하는 모델이라는 자부심을, 그 거룩한 책임감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당신의 행함을 통해 아이들은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배운다.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주할지라도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는”(시 139:9∼10) 

그 하나님의 신묘막측한 사랑을 ‘보이는 부모’인 당신을 통해 배우게 될 것이다. 그 사랑은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외로운 이 세상에서 거뜬히 살아낼 수 있는 결정적인 힘으로 자라게 될 것이다. “참 배움은 강요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얻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든 삶으로 가르쳐야 한다.”(김요셉 목사의 ‘삶으로 가르치는 것만 남는다’ 중)

‘스티그마’란 헬라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우리말로 ‘흔적’이란 뜻이다. 자녀들의 두 팔에 한가득 값비싼 선물을 안기는 대신 가슴에 촉촉한 사랑의 스티그마를 남길 수 있는 당신은 바로 하나님을 대신해 아이들을 맡은 부모이다. 그 사랑의 흔적으로 아이들의 삶에 ‘자유케 하는’ 진리의 날개를 달아주기를.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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