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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영원한 채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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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채무자     
 
- 도원욱 목사(서울 한성교회)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두 가지 자랑할 것이 있다고 했다. 하나는 금강산이고, 또 하나는 부모 공경의 미덕이다. 금강산은 문이 열린 듯했지만 여전히 먼 곳에 있고 부모 공경의 미덕은 서서히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효도’는 그야말로 한민족의 표상이었다. 

역사학자인 아놀드 토인비가 ‘한국이 전 세계에 크게 공헌할 수 있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면 그것은 효도’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서구에는 아예 효도라는 말조차 없다. 이웃 나라인 중국이나 일본도 ‘효’를 알고는 있지만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아마도 ‘효도’라는 미풍양속을 계승하고 있는 곳은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성경도 부모 공경에 대해 분명히 명령하고 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 20:12) 

냉정히 말해 우리가 효도하는 것은 생색낼 일도 아니고 상 받을 일도 아니다. 자식으로서 부모님께 해야 할 가장 우선적이고도 당연한 의무다. 왜냐하면 효도는 ‘베푸는’ 차원의 것이 아닌 ‘빚을 갚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녀라면 누구나 이중의 빚을 지고 있다. 어버이가 없으면 그 누구도 태어날 수 없다. 이런 면에서 우리 모두는 부모님께 ‘생명의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양육의 빚’이다.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 데 있어 그분들의 수고와 희생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가 태어나서 자라기까지 그분들의 돌보심과 사랑 없이 가능한 일이 있었겠는가. 혹여 나를 위해 부모가 아무것도 해준 일이 없더라도 존경하고 효도해야 한다. 

미국 텍사스의 한 남자가 가족을 버리고 30년 동안 오직 자신만을 위해 살았다. 돈 한 푼 없이 죽은 그는 자기의 시체를 고향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그 소식을 들은 자식들은 모두 분개했다. ‘그 사람이 아버지로서 우리에게 해준 게 뭔데? 왜 우리가 그 시체에 수고와 돈을 들여야 하지?’ 그러나 신앙심이 깊은 큰아들은 아버지의 시체를 운구해 오기 위해, 자신의 트랙터와 농기계를 저당 잡혔다. 장례를 치르고 난 후 큰아들은 동생들에게 말했다. “성경에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씌어 있을 뿐, 어떤 부모라는 말은 없단다.” 그렇다. 부모라는 이유만으로도 그분들은 우리의 존중과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감히 단언하고 싶다. 

‘공경하다’에 해당하는 ‘카베드’는 ‘존경하다’, ‘가치 있게 여기다’라는 뜻이다. 공교롭게도 이 단어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말에도 사용된다(잠 3:9). 결국 부모 공경은 하나님을 섬기듯 해야 한다는 말이다. 부모 공경은 사람과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일이다. 효도는 미덕이 아니라 신앙인 것이다. 

부모가 존경할 만한 분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이 땅에 태어난 자식이라면 그대는 부모님에게 영원히 갚지 못할 빚을 진 ‘채무자’이다. 부모님이 살아 계시는 동안 그 사랑의 빚을 조금이라도 갚아보려 하지 않겠는가. 

고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시절 어버이날에 발표했던 글 중에서 한 구절을 인용한다. ‘내가 아프면 나보다 더 아픈 사람, 내가 슬프면 나보다 더 슬픈 사람, 내가 기쁘면 나보다 더 기쁜 사람.’ 

그 사람이 누구일까? 주고도 잊으신, 주고도 더 주지 못해 미안하다 하시는 당신의 부모님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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