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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상은 1등만 기억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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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1등만 기억하지만… 

- 안성우 목사(서대신교회)
 

사람들은 홈런왕이 당한 스트라이크 아웃의 숫자를 기억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의 2위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2위들과 조력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찬란했던 시기를 르네상스로 꼽는 사람이 많다. 르네상스는 화가, 조각가, 과학자, 시인, 철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중세의 암흑에서 인류를 구한 찬란한 문명기였다. 단테, 갈릴레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마키아벨리 등 당대의 과학자, 문화예술인, 작가, 철학자들은 적극적인 후원에 힘입어 많은 활약을 했다. 이들의 활약으로 피렌체는 르네상스라는 찬란한 꽃을 피울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사람들 뒤에 메디치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메디치는 예술가들이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재정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서양에는 14세기 무렵부터 귀족들이 예술가를 후원해주는 제도가 있었다. 그런 제도 덕분에 가난한 예술가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문화유산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 메디치 가문도 이런 전통을 따랐지만 훨씬 더 적극적이었다. 혹자는 금융업으로 돈을 번 것에 대한 일종의 속죄 의식이었을 수도 있다고 한다. 중세 유럽에서 금융업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유대인들이나 하는 아주 천한 일로 여겨졌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원 사업에 더욱 적극적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성서에서도 충성스러운 후원자 그룹을 찾을 수 있다. 그 대표적 인물이 여호수아다. 여호수아는 모세의 그늘에 가려 있었지만 묵묵히 2인자의 길을 걸었다. 갈렙은 여호수아에게 리더십이 부여될 때 침묵 속에서 자기가 감당할 몫을 담당한다. 사도바울의 왕성한 선교 활동은 바나바의 추천으로부터 시작된다. 사역을 하다 바울과 바나바는 갈등이 있어 헤어지지만 좋은 이별을 통해 지속적으로 하나님의 일을 한다. 바울에게는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등 수많은 후원자 그룹이 있었다. 바울 서신서의 마지막 부분은 이런 후원자 그룹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인사로 끝 맺는 경우가 많다. 

최근 모 방송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한 가지를 배웠다. 연출, 조연출, 작가, 카메라 감독, 음악, 연주자, 분장실 등 어림잡아 20명 이상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허겁지겁 도착해서 단지 얼굴만 내밀고 녹화하고 돌아오는 길에 은근히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세상 사람들이 주연만을 알아준다 할지라도 하나님은 다르다. 하나님은 모두를 동일한 가치를 지닌 존재로 여기신다. 주연만을 소원하는 마음이 아니라 조연도 기뻐하며 사명감을 갖고 기꺼이 충성하는 한 사람이 필요하다. 내가 세워 놓은 사람에게 리더십이 넘어가는 것을 기쁨으로 환영할 줄 아는 사람이 성숙한 사람이다.

하나님 나라는 그런 사람들의 것이다. 어차피 우리 삶의 주인은 하나님 한분이시다. 이 세상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1위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처음 된 자 나중 되고 나중 된 자 처음 된다’고 했으니 늘 나중 된 사람처럼, 나중 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싶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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