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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누가 ‘바벨탑’을 쌓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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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바벨탑’을 쌓고 있는가 

- 소강석 목사 (새에덴교회)
 

한국교회는 현상적으로만 보면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그리스도인의 숫자가 1000만명에 달한다. 밤이 되면 붉은 네온등 십자가가 루체비스타를 이룬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교회를 위기라고 말한다. 안티기독교 세력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문화 예술에서도 기독교는 희화화되고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상은 화려하나 본질은 빈곤해졌다. 한국교회는 언제부턴가 강해설교 열풍이 불었다. 강해설교는 딱딱한 주제설교와 교리설교에 지쳐가던 성도들의 심령을 파고들며 목마름을 해갈해 주었다. 삶의 사소한 상처와 문제들을 어루만지며 위로와 답을 주었다. 그래서 성도들은 삶의 적용을 강조하고 현실 지향적인 실용주의 설교들을 듣기 원했다.

그러면서 설교자들 또한 십자가와 구원의 복음을 강조하거나 내세 지향적인 설교를 하지 않고 현상적인 설교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새 한국교회는 번영신학 쪽으로 가는 경향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성도들이 어떻게 이 세상에서 잘살 것인가,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에 관한 매끄럽고 달콤한 설교가 인기를 끌었다. 젊은이들 또한 어떻게 하면 주식이나 펀드를 잘해서 돈을 많이 벌 것인가 하는 성공신화에 물들게 되었다. 물론 이 땅에서 부와 명성을 얻고 잘사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땅에서 복을 받고 잘살기를 원하신다. 그러나 문제는 너무 현상적인 성공에만 치우쳐서 복음의 본질과 내세 지향주의적인 종말론적 신앙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목회를 하는 나 자신도 현상적이고 실용주의적 경향이 강한 것은 분명하다. 물론 복음의 핵심과 종말론적 신앙을 버린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 공허한 갈증을 느끼곤 했다. 이처럼 나름대로 고민하고 갈등하는 중에 행크 해네그래프가 쓴 ‘바벨탑에 갇힌 복음’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조엘 오스틴이나 조이스 마이어와 같은 스타 목사들을 향하여 신랄한 비판을 쏟아낸다. 미국교회가 성공과 번영에 눈이 멀어 탐욕스러운 바알의 신민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성공한 것이 곧 십자가요, 복음이요, 기독교가 되어 버린 왜곡된 기독교에 대한 날카로운 일침을 가한다.

물론 저자의 해석이 너무 극단적 본질주의자처럼 느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지적은 시대의 경종으로 다가왔다. 나 또한 대형교회 담임목사로서 바벨탑에 갇힌 복음을 전하지는 않았는가, 생각하며 나 자신을 채찍질했다. 달리는 말에도 채찍을 가하듯이 날카로운 선지자를 만난 것처럼 섬광의 빛이 비췄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가 현세적인 부와 명성을 얻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자체가 목적이 되고 종착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결코 번영신학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복음의 본질을 추구해야 한다.

한국교회여, 바벨탑을 쌓지 말자. 현상보다 중요한 것이 본질이다. 복음의 본질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다시 한 번 본질을 붙잡고 새롭게 시작하자. 저 바벨탑의 욕망을 넘어서.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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