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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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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나지 않았다

- 이태형 부장(국민일보 미션라이프부)


한국축구대표팀의 허정무 감독이 호명했다. “이근호 구자철 신형민” 이들은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동료선수들이 남아공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는 사이 이들은 쓸쓸히 귀국했다. 허 감독으로부터 이름이 불려졌을 때, 이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곽태휘 선수도 벨라루스전에서 무릎을 다쳐 남아공행을 접어야 했다. 상대선수와 충돌, 직감적으로 ‘무언가 잘못됐다’고 느꼈을 때, 남아공에서 뛸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을 때, 그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6·2지방선거가 끝났다. 피말리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배한 한명숙 전 총리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당선자보다 낙선자가 더 많은 것이 선거다. 푸른 꿈을 꾸고 선거전에 매진했지만 결국 패배의 쓴 잔을 마셔야 했던 수많은 낙선자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아마도 ‘이제, 끝났다’라는 탄식을 했을지 모르겠다. 한때는 ‘허정무호의 황태자’ 소리를 듣던 이근호 선수도 탈락이 확정된 이후 ‘이제, 끝났구나’며 한숨지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요기 베라는 말했다.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게임은 오직 끝날 때 끝난다.” 사실 우리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이 끝은 아니다. 완전하게 끝나기 전까지는 결코 끝난 것이 아니다. 인생을 살면서 이같은 사실을 절감하는 분들이 많으리라. 

아쉽게 대표팀에서 탈락한 선수들은 아직 젊다.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어렵게 남아공에 갔지만 벤치만 지킬 선수들도 있다. 탈락한 선수들이 2014년 월드컵에서 화려하게 비상할 수 있다. 이동국 선수를 보라. 12년 만에 대표팀에 다시 승선하기까지 이 선수는 무수한 쓰라린 밤을 보내지 않았는가.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지인의 이름들이 보인다. 그들은 한번에 당선되지 않았다. 몇 차례 패배의 쓰라린 경험을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두드리다보니 승리의 날을 맞을 수 있었다. 그들을 보면서 “게임은 끝날 때 끝나는 것”이라는 요기 베라의 말이 진리임을 깨닫는다.

사실 성경에는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무수한 예들이 나온다. 치렁치렁한 삼손의 머리카락이 잘렸을 때,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았다. 그러나 마지막 게임이 남아 있었다. 땡볕 속에서 방주를 만들던 노아 가족들을 보고 주위 사람들은 “끝났다”고 혀를 찼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비바람이 불고 폭우가 내리는 순간이 왔다. 죽은 나사로를 보고 마르다와 마리아는 예수님께 “이제 끝났어요”라며 원망 섞인 한탄을 쏟아냈다. 그러나 나사로는 살아났다!

대표팀에 승선한 선수들, 선거에 이긴 당선자들에게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한번의 승리로 게임이 끝난 것이 아니다. 찬란한 승리가 비참한 패배로 전환되는 것 역시 순간이다. 

승리에 과도하게 환호할 것도, 패배에 지나치게 좌절할 필요도 없다.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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