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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선교사가 보는 남아공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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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가 보는 남아공 월드컵 

- Sergei(모스크바 선교사)


일찌감치 대열에서 탈락한 러시아는 월드컵에 그다지 흥이 나지 않는 분위기이다. 공영 TV채널을 통하여 방송을 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감흥이 와 닿지 않는다. 필자는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것은 아니다. 스포츠에 대하여 문외한이다. 아마 열광적이거나 쉽게 흥분하지 않는 성격과 직업적 성향이 있어서인가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전세계가 열광하는 월드컵, 6월을 신나게 하고 삶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것을 통햅 각본 없는 드라마를 가끔 본다. 사각의 틀 안에서 정해진 규칙에 의하여 작은 공 하나로 세계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때로는 생명도 앗아가고, 한 나라의 국론을 분열시키기도 한다. 세계 경제가 흔들거리기도 하고, 한국 경제에 특수를 낳기도 한다. 이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보고 느끼며 다른 시각으로 필자의 소견을 나눈다.

스포츠의 정신은 화합과 질서와 평화를 누림일 것이다. 한국전이 한창일 때에 반칙을 통하여 팀이 기울어지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 관전평 하나는 규칙을 어기지 않아야 된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공을 잘 다루고 실력이 뛰어나다 해도 규칙을 어기게 되면 실격이 되는 것이고 벌칙이 주어져 팀을 곤경에 몰아넣는 것을 본다. 이번 16강 경기에서도 반칙이 적용되어 패널티킥을 허용하는 엉청난 실수를 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온 국민을 긴장으로 숨죽이게 만들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규칙이 때로는 열정을 제한하고, 사기를 꺾는 일이 있다. 그러나 규칙은 모두가 질서를 유지하고 함께 나가는 공동의 법칙이다. 그래서 모두에게 지켜져야만 공평한 것이 된다. 때로는 거리의 신호등이 나를 답답하게 하고 바쁜 마음을 더욱 급하게 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것은 누구나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규칙이다. 현지에서 거룩한 사역을 감당하는 이들에게도 이러한 규칙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말하지 않는 인격적인 규칙, 정직함과 신뢰, 신앙의 규칙이 지켜져야 질서가 회복되고 모두에게 유익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에게 적용하면서 월드컵을 시청한다.

관전평 두번째는 전략의 변화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올림픽에서는 투톱 체제의 전략과 전술을 사용하였지만, 이번 남아공 대회에서는 대부분 강호들의 전략이 변화하였음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제는 중원을 지키는 일에 더욱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공략을 위한 전술이다. 공격을 위하여서는 중원이 든든해야 한다. 적을 차단하는 효과와 더불어 역습을 가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얻고 공격수에게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위치이기 때문이다. 전략의 실패는 완전 패배를 가지고 온다는 것을 아르헨티나전을 통하여 보게 된다.

한국 선교의 전략은 지금까지 최전방 교회 개척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래서 파송 3개월이면 교회를 개척하는 거사를 치르게 되는 일이 허다하였다. 그래서 요즘도 가끔씩 한 사람의 선교사가 몇백 개의 교회를 개척하였다는 등 엘리사의 기적 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 수십 개의 교회를 개척하는 것도 사실상 어불성설일 경우가 많다. 개척의 개념이 다르기 때문에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나의 경험으로 볼 때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강호들의 축구를 보면서 전략의 변화가 바로 한국 선교계에 적용되어야 하는 것을 엿보게 된다. 지금까지의 한국선교에 전략이 있었다고 한다면, 그것은 물량주의와 보여주기 위한 방편, 그리고 한국교회의 성장에 일조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제는 좀 성숙할 때도 되었건만, 아직도 변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기에 답답함이 가득하다. 어디를 가나 가장 중요한 것은 미드필드의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전략은 선교기관이다.

셋째는 인재육성이다. 수없이 반복해도 또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사람에 대한 관심이다. 이러한 일로 전략수정이 대폭 이루어져야 한다. 현장에서 선교사는 교회 개척보다는 사람을 양육하는 일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준비된 사람만 있으면 교회 개척을 비롯하여 못할 것이 없다. 그런데 실제로 현장에는 선교사는 많은데 일꾼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 아닌가? 전략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번 월드컵을 통하여 가장 흥미 있는 것은 각 팀에 속해 있는 축구 인재들이다. 가장 폐쇄적인 국가인 북한 선수 중에 정대세는 세계 언론의 중심에 서있다. 한국 국적에 재일교포, 그러나 그유니폼에 인공기를 단 그의 정신과 정체성이 북한에 쏠려 있지만, 유창한 영어로 세계를 향하여 도전하는 그의 자세는 매우 훌륭한 일이라 생각한다. 한 사람에 의하여 미치는 영향력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삼척 동자에게도 익숙한 이름, 박지성이나 박주영·이청용·기성용 이들이 스포츠 영웅으로 부상하게 된 것은 그들의 재량도 있었지만 여기까지 오는 데 수많은 역경과 실패 그리고 빛을 보지 못하면서도 굴하지 않고 위기를 넘나들었던 비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인재로 양성한 감독들의 사람에 대한 관심과 신뢰와 노력이 오늘의 역사를 만든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지도자의 탁월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역전에 성공한 정성용 같은 이는 이운재에게 절대적으로 밀려 항상 조연으로 나타났다. 어느날 감독이 그의 성실함과 인내심, 그리고 재능에 관심을 가지고 변화를 제안하여 도전한 것이 오늘의 역사를 이루게 된 것이다. 큰 산들을 넘어 드디어 빛을 발하게 된 것인데 이 역시 사람에 대한 관심과 전략이 오늘의 16강을 일구어 냈다면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래서 열광하는가 보다.

역전을 이루어낸 이들의 삶은 대부분 이렇게 수없는 고통과 역경을 지나면서 다듬어진다. 그리스전에서 선제골을 넣었던 이정수의 인생도 역시 늘 비포장도로였다고 한다. 그러나 지도자의 사람에 대한 관심과 도전이 그의 과감한 변신을 이루게 하였고 그것이 월드컵에서 인정을 받게 된 것이다. 그는 대기만성형이라고 한다. 특유의 성실함과 적응력이 무기이며, 일상생활에서는 개그맨이라고 할 정도로 웃음을 선사하는 선수라고 하니, 사람에 대한 관심은 이처럼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대기만성형 차두리가 강력한 몸싸움으로 상대선수를 튕겨내는 장면은 국민을 우쭐하게 하였고 국민들은 그에게 차미네이터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차두리는 사람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한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축구 해설을 하면서 방송사고를 내긴 했지만 국민을 시원하게 해 주었다는 박수도 받는다. 그는 축구를 하나의 놀이로 즐기는 선수라고 한다.

이번 월드컵을 통하여 그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내면서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것도 역시 감독의 사람을 키우려는 안목에서 생겨난 전략의 결과이다. 이처럼 세상은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집약되어 있다. 유독 교회나 선교사는 아직도 관심이 다른 곳에 있으니 이것을 어이할꼬. 과감한 전략 수정과 보완이 한국 선교의 주된 관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한국선교의 희망이라고 본다.

이제 8강, 4강, 결승전을 향하여 나가는 순간들이 더욱 기다려진다. 그것은 온갖 인내와 극한의 훈련으로 만들어진 이들의 숨쉬는 현장을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감독들의 비전과 전략, 팀을 다루는 전술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세계인의 축제는 글로벌 안목에서 즐겨야 한다.

서울광장, 한강 시민공원, 해운대 백사장에 모인 응원 팬들, 한바탕 놀이판을 벌이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대중 속에 휩싸여 자신을 잊으며 함께 동화되어간다. 대한민국을 외치며 축구를 통하여 국가간의 대결로 투사하며 국수주의 집단주의의 군중심리가 표출된다.

네티즌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이역만리 모스크바에서도 일본이 졌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초등학생이 “와, 시원하다. 잘 됐다”며 좋아한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칭찬해 줄 수 있는 문화는 어려운 것인가? 이래서는 크지를 못한다.

편협한 사고방식도 본다. 우리가 8강 진출에 실패하자 나머지 축구에 대한 관심은 급감하고야 만다. 이제는 남의 일이라는 것이다. 세계인의 축제라면 우리도 기꺼이 함께 축하하고 함께 하여야 하는데, 남의 일만 같이 느껴지고 무관심하게 된다. 성숙함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 본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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