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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8·15대성회, ‘반쪽짜리 행사’ 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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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8·15대성회, ‘반쪽짜리 행사’ 되지 않으려면 [2010.07.13 06:17]


1백만 성도 참석을 목표로 했던 ‘한국교회 8·15대성회’가 보수 교단들의 불참으로 인해 ‘반쪽짜리’ 행사에 그칠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대성회는 현재 한국 기독교 양대기구인 한기총과 NCCK가 공동 개최하며, 조직위원회 측은 지난 1907년 평양대부흥 이후 1974년 엑스플로74대회, 1984년 한국기독교100주년 선교대회, 2007년 평양대부흥100주년 기념대회 등 한국교회에 큰 족적을 남겼던 모임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성회를 계획 중이다. 오는 8월 15일 ‘예수 그리스도, 세상의 희망-일어나 함께 생명·희망·평화를 노래하자’를 주제로 서울시청 앞 광장을 비롯해 전국 70여곳, 해외 70여곳에서 오후 4시부터 일제히 열릴 계획이다.

하지만 보수 교단들은 이 집회가 사실상 2013년 WCC 한국총회의 예비집회 성격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WCC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NCCK가 공동개최하는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며, 공교롭게도 이번 대성회 준비위원회 조직에 WCC 한국 총회 유치를 주도했던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그러한 반발을 조장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왜 모여야 하는가(그것도 100만명이나 되는 인원이)” 하는 이유를 어떻게 제시할 수 있느냐다. 그러자면 기독교인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명분과 최근 있어왔던 다른 대형집회들과의 차별성을 내세워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하는 정기 연합행사로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는 부활절연합예배의 경우, 부활 신앙을 가진 기독교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세상에 소망을 선포한다는 확고한 명분과 차별성을 갖고 있다. 때문에 교단과 교파가 다르고 이해관계가 다를지라도 ‘부활 신앙’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많은 이들이 결집할 수 있는 것이다.

8·15대성회는 ‘예수 그리스도, 세상의 희망-일어나 함께 생명·희망·평화를 노래하자’를 주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너무 막연할 뿐더러, 한국교회가 왜 지금 100만이나 되는 인원이 모여 대형집회를 가져야 하는지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대성회에 반대하는 WCC반대대책위원회의 위원장 홍재철 목사는 “제대로 된 목적도 의도도 없는 행사”라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WCC 문제 뿐 아니라 최근 논란이 된 천안함 사태, 4대강 사업을 비롯해 종교다원주의, 북한인권 및 대북정책, 동성애 등에서 너무나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러한 갈등들을 그저 덮어두고 모이기만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 집회도 좋지만 산재한 갈등들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최근 열렸던 ‘WCC 대토론회’에 불과 30여명이 참석했을만큼 실제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특정 교단과 몇몇 인사들이 지나치게 행사를 주도하는 듯한 인상을 비치는 것도 문제다. 물론 그러한 방법이 준비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는 있을지 모르나, 진정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하는 집회가 되려면 겸손한 연합이 이뤄져야 한다. 다소 더디고 힘들지라도 할 수 있는 한 많은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8·15대성회까지 이제 불과 한 달여의 시간이 남았다. 여의도순복음교회와 명성교회 등이 적극 참여하고 있는 만큼, 인원 동원 능력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준비위가 더 늦기 전에 현재까지 드러난 문제들을 수정하지 않고 “큰 행사이니 다 참여하라”는 식의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인다면, 8·15대성회는 그저 지금까지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또 하나의 대형집회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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