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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기독교장로회에 드리는 고언(苦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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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사회책임 논평] 한국기독교장로회에 드리는 苦言 [2010.08.03 06:44]


최근 한기총이 한상렬 목사의 방북에 대한 성명을 낸 것에 대해 기장 교단이 반박한 내용을 읽고 우리는 너무 착잡했습니다. 한 시대를 같이 살면서 이렇게 생각이 다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입니다.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기본적으로 기장 교단을 존경합니다. 지나간 70, 80년대에 기장 교단이 독재와 싸우면서 온갖 고난을 겪은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당시 基長(기장)은 우리 모두를 위해 싸운, ‘우리의 基長’이었습니다. 이러한 基長에 대한 존경심이 지금도 있기 때문에 이 苦言을 드립니다. 그리고 우리가 드리는 말씀은 지난번 기장의 성명을 하나하나 반박하기 위함도 아닙니다.

첫째는 한상렬 목사를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입니다. 그동안 기장 교단은 6.15 공동선언을 지지하고 남북대화와 협력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과 한상렬 목사의 생각은 별개의 것입니다.

한상렬 목사는 5년 전 맥아더동상 철거 사건에 앞장선 분입니다. 그리고 “미군의 개입만 없었어도 김일성에 의해 통일되었을텐데 인천상륙작전으로 한반도가 분단되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한 목사의 입장이 이러했기 때문에 그는 친북좌파로 지칭되었습니다. 이번에도 한상렬 목사는 북에 가서 김정일을 칭송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천안함 희생자들의 살인원흉이라며 질타했습니다. 백 보를 양보하더라도 이런 행동은 평화통일운동의 일환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기장 교단이 “한반도가 6.25 당시 김일성에 의해 통일되었어야 했다”는 생각과는 거리가 먼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장 교단은 아무리 한상렬 목사가 기장 소속이라 하더라도 한 목사를 무조건 옹호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기에는 이 문제가 너무도 큰 한국교회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장이 한상렬 목사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로는 북한 인권에 관한 문제입니다. 기장 교단은 어느 교단보다 인권 문제에 앞장선 교단입니다. 그렇다면 基長은 북한인권에 대해서도 발언해야 합니다. 과거 기장 교단은 박정희 정권하에서 정부가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자유가 불가피하게 유보되어야 한다고 했을 때, “빵만으로 살 수 없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며 저항했던 교단입니다. 그렇다면 북한도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북한주민 역시 빵만으로 살 수 없고 자유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지나간 70년대에 안병무 박사님은 당시 기독교 젊은이들에게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다”는 마가복음 2장 말씀을 인용하면서, 안식일법조차도 인간을 억압할 때는 이에 맞서야 하는 것이 기독교의 입장이라고 말씀하시고, 어떤 이데올로기나 체제도 인간을 억압할 때는 이에 저항해야 한다고 설교하셨습니다. 당시 젊은이들은 그 설교를 듣고 감옥 갈 것을 각오하고 유신체제와 싸웠습니다. 그런데 지금 안병무 박사님이 살아 계시다면 틀림없이 유신체제보다 백 배는 더 독재인 북한 수령독재체제를 비난하실 것입니다.

왜 지난 십년간의 북한과의 평화협력관계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경색되었나? 그 이유는 지난 정권이 추진한 평화가 한국이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그대로 깨지는 평화였기 때문입니다. 김정일에게 비위를 맞추어 얻어낸 평화, 북한인권에 대해 침묵함으로써 얻어낸 평화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평화는 참된 평화일 수 없습니다. 사이비 평화, 거짓 평화에 불과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평화를 거부하고 전쟁을 추구한 것이 아닙니다. 김정일에게 비위를 맞추어 얻어낸 거짓 평화가 아니라 조금씩이라도 인권이 개선되는 진짜 평화를 추구한 것입니다.

한국 국민도 이러한 생각을 지지해서 이명박 정부를 선택했습니다. 탈북자들이 전하는 북한의 참혹한 인권유린 상황을 들으면서 이러한 저들의 절규를 외면하고 한반도의 평화만을 추구하는 것은 북한의 인권유린을 외면하는 대가로 남한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과 안전을 북의 김정일에게서 보장받으려는 “대단히 이기주의적인 태도”라고 생각하고 그 다음부터 한반도의 평화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북한 인권도 중요하다는 말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생각은 이명박 정부의 생각 이전에 이명박 정부에 표를 던진 한국 국민의 생각입니다.

물론 북한은 이러한 한국의 입장에 동의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북한은 한국의 대북정책이 과거 노무현 정부 시대로 되돌아가기를 원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한국 국민의 의사에 반해 그렇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2년여 동안 남북관계가 경색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대립관계를 이제까지의 잘못된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키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겪어야 하는 힘겨루기로 이해합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은 한국 정부가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정부를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절대로 특별한 나라가 아닙니다. 과거 우리나라가 군사독재 시절에 WCC 등 세계교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때문에 민주화운동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처럼 외부세계가 북한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여야 조금이라도 북한 인권이 개선될 것입니다.

세번째로 基長도 한국교회의 일원인만큼 한국교회 전체와 함께 가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기장도 우리의 형제자매입니다. 한기총도 기장을 한 형제로 생각했기 때문에 이번에 관심을 표했을 것입니다. 기장의 에큐메니칼 정신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한상렬 목사의 생각이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이 제대로 지켜지기만 했어도 이런 비극적인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는 基長의 설명이 맞는 말이라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북한에 순응하지 않고 자꾸 대립으로 갔기 때문에 북한은 천안함 사건을 일으켰습니다. 북한은 틀림없이 “봐라.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지키지 않으니까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느냐. 지금이라도 이명박 정부는 북한과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라는 목소리가 한국 안에서 커질 것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지금 그런 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천안함 폭침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북한에 대해 분노조차 표시하지 못하고 여전히 퍼주기, 비위맞추기를 계속한다면 북한은 “봐라. 겁쟁이 남한은 우리가 한방 때리니까 벌벌 떨고 우리 말을 듣지 않느냐? 앞으로도 남한이 삐딱하게 가면 한방 더 때리자”고 할 것입니다. 또 “김정일 장군을 흠모하는 남한인민 덕분에 이번 위기를 잘 넘겼다.”고 할 것입니다. 절대로 “우리가 천안함을 폭침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열심히 돕는 것을 보면 남한 사람들은 참으로 고맙다. 앞으로 남한 사람들을 잘 대해주자. 핵도 폐기하자”라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냉엄한 국제정치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기장 교단은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편에 서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편에 서라는 말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편에 서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출하기 위해 한국교회가 하나로 힘을 모으는 일에 기장 교단도 협력해야 합니다. 부디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10년 8월 2일 

기독교사회책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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