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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깨어짐을 통해 누리는 감사의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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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짐을 통해 누리는 감사의 은혜 

- 강준민 (LA 새생명비전교회 담임목사)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깨어짐을 통해 누리는 감사의 은혜가 있다. 깨어지면 아프다. 깨어짐은 고통이요, 슬픔이다. 깨어진 흔적이 상흔(傷痕)이다. 역설적 감사는 깨어짐을 통해 울림으로 드러난다. 깨어짐은 역설적 은혜다. 우리는 깨어짐을 싫어한다. 왜냐하면 깨어짐은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깨어짐처럼 소중한 은혜는 없다. 깨어짐은 천상의 지혜다. 깨어짐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사를 드리게 된다. 

신비롭게도 깨어지면 깨닫게 된다. 고통의 날, 깨어지는 날에 깊은 깨달음이 임한다. 풍요로울 때 결코 경험할 수 없었던 깨달음이 고통스럽게 깨어지는 날에 임한다. 깨어짐이 깨달음을 낳고, 깨달음을 통해 우리는 깊어진다. 우리는 너무 가벼운 시대 속에 살고, 우리는 너무 얕은 은혜로 만족하고 있다. 고난을 경멸하고, 실패를 저주하는 시대 속에 살고 있다. 가벼움이 세상의 영광이 되어버렸다. 마르다 던은 “깊음의 소멸을 애도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깊음이 소멸되어 가고 있는 시대 속에 살고 있다. 하나님의 영광은 깊음에 있다. 영광이라는 히브리 어원은 ‘무게’라는 뜻이다. 영광스런 무게는 깊음에 있다. 바울은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부요함이여”(롬 11:33)라고 외쳤다. 세상의 꾀는 얄팍하다. 반면에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은 깊다. 

하나님은 가벼운 총명보다 거룩한 깊음을 좋아하신다. 깊음은 깨어질 때 경험한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을 때 많은 결실을 맺는다(요 12:24).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는 과정이 깨어짐의 과정이다. 씨앗의 생명은 씨눈에 있다. 씨눈의 생명은 씨앗의 껍질이 벗겨질 때 약동한다. 씨앗의 껍질이 벗겨지는 과정이 씨앗이 깨어지는 과정이다. 씨앗이 깨어질 때 씨앗에 감추인 생명이 흘러나온다. 깨어질 때 깊이 뿌리를 내리게 된다. 깨어짐이 없이는 뿌리도 없다. 뿌리가 없다면 향기로운 꽃도 없고 풍성한 열매도 없다. 열매는 깊은 뿌리에서 시작된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깨어지셨다. 깨어진 예수님의 몸에서 물과 피가 흘러나왔다. 반석이 깨어짐으로 생수가 쏟아지듯, 예수님의 몸이 깨어질 때 생수가 쏟아지고, 보혈이 쏟아졌다. 예수님은 자신을 깨뜨려 살과 피를 나누어 주셨다. 성찬은 깨어짐의 식탁이다. 예수님은 자신의 몸을 깨뜨려 나누어 주셨다. 헨리 나우웬은 “깨뜨리고 부스러뜨리지 않으면 나누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은 떡을 손에 잡고 깨뜨리시고, 부스러뜨려 나누어 주셨다. 나눔은 깨뜨릴 때 가능하다. 사랑이란 가장 소중한 것을 깨뜨리는 것이다. 

옥합을 깨뜨린 여인은 자신의 소중한 옥합을 깨뜨려 주님께 부어드렸다. 옥합을 깨뜨림으로 주님을 사랑했고, 주님을 위로했다.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외롭고 힘든 예수님의 마음을 쓰다듬어 주었다. 옥합은 깨뜨리기 전까지 향을 발하지 못한다.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을 위로한 여인의 아름다운 사랑은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깨어짐으로 생명이 흘러나오고, 깨어짐으로 향기가 흘러나온다. 남이 깨뜨리기 전에 스스로 깨뜨릴 때 더 큰 은혜와 감격이 있다. 예수님은 스스로 자신을 깨뜨리셨다. 그래서 예수님의 생애는 향기롭다. 누군가 “스스로 깨뜨리면 병아리가 되고, 남이 깨뜨리면 후라이가 된다.”고 말했다. 얼굴에 미소를 짓게 하는 말이지만 깊음이 담긴 유머다. 

깨어짐은 부서짐이다. 깨어지면 가루가 된다. 고운 가루는 부서지고 깨어짐으로 가능하다. 구약에 하나님께 드려진 소제는 고운 가루였다. 고운 가루는 깨어지고 부서질 때 가능하다. 하나님께 쓰임받기 위해서는 깨어지고 부서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깨어짐으로 죽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산다. 깨어짐을 통해 우리 안에 잠재된 무한한 가능성이 드러나게 된다. 깨어지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것이 씨앗의 잠재력이다. 한 알의 씨앗 속에는 무한한 미래가 있다. 그렇지만 깨어지기 전까지는 그 잠재력이 약동할 수가 없다. 

기드온의 삼백용사는 나팔과 항아리와 횃불을 가지고 전쟁터에 나갔다. 항아리 속에 감추었던 횃불은 항아리를 깨뜨렸을 때 빛을 발했다. 하나님은 토기장이시다. 어디까지 깨뜨려야 함을 아신다. 깨뜨리시되 아주 심하게 깨뜨리시지는 않으신다. 마치 땅에 씨앗을 심을 때 하나님은 자연의 섭리를 통해 씨앗의 껍질만 벗겨 내시는 것과 같다. 씨앗의 껍질만 깨뜨리실 뿐 전체 씨앗을 깨뜨리시지는 않으신다. 하나님은 우리를 깨뜨려 사용하신다. 우리를 깨뜨려 거룩하게 하신다. 우리를 깨뜨려 깨닫게 하신다. 우리의 깨달음으로 다른 사람을 깨우치게 하신다. 깨어짐을 두려워 말라. 깨어짐을 감사하라. 깨어짐을 통해 우리는 더욱 성숙하고 깊어질 수 있다. 우리의 소중한 것들을 이웃과 나눌 수 있다. 그래서 깨어짐은 천상에서 임한 깊은 은혜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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