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백설공주’보다 ‘동이’가 더 매력적인 이유

‘백설공주’보다 ‘동이’가 더 매력적인 이유


어릴 적 그림책에서 보았던 백설공주 이야기를 기억해보자. 백설공주는 참 예뻤다.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마음씨 또한 얼굴만큼 고왔다. 그러나 백설공주는 착한 마음과 예쁜 얼굴 때문에 계모인 왕비의 미움을 받게 되고, 마침내 그 나쁜 왕비의 계략으로 인해 독살에 위험에까지 놓이게 된다. 독이 묻은 사과를 입에 문 백설공주는 이웃나라의 왕자에 의해 발견되어지기까지 쓰러져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백설공주의 이야기이다. 물론 동화의 끝 이야기는 그 왕자와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 속 여주인공은 한결같이 착하고 예쁜 인물들이다. 또한 그 착하고 예쁜 외모 때문에 미움을 받게 되지만 항상 끝은 멋진 왕자님의 도움으로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요즘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과 비교해보자. 몇 년 전 한류열풍을 몰고 온 드라마 ‘대장금’ 이후 우리 안방극장에는 크고 작은 ‘장금이류’의 여인들이 등장한다. 이 여인들도 한결 같이 심성이 착하고 예쁘장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또 극중 많은 이들에게 미움을 받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우리로 하여금 동화 속 주인공들의 모습을 떠 올리게 만든다. 그렇지만 동화 속 주인공들과 요즘 드라마 속의 주인공들은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을 보게 된다.

어떻게 다른 모습으로 이야기를 이끈다는 것일까? 바로 적극성이다. 동화 속 주인공과 요즘 드라마 속 주인공의 차이는 문제를 대하는 태도이다.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느냐, 아니면 소극적으로 외부의 도움만을 바라보고 있느냐의 차이다. 동화 속 주인공들은 왕자님이 나타날 때까지 문제 속에서 헤어나오지를 못한다. 그러나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간다. 우리는 드라마 ‘동이’에서 주인공이 수많은 오해와 시기, 어려운 문제들을 주도적으로 이겨내는 것을 보며 감동을 받게 된다.

‘소극’과 ‘적극’의 차이는 ‘동정’과 ‘감동’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동화 속의 주인공을 보면 동정을 하게 되고, 드라마 속 주인공을 보면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이다. 물론 동정을 하게 되는 동화이든, 감동을 받는 드라마이든 결말은 해피앤딩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만약 누군가가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되고 싶으냐, 드라마 속의 주인공이 되고 싶으냐고 물어온다면 어떠한 대답을 할 것인가? 동정을 받고 싶은 인물이 되고 싶은가, 감동을 주는 인물이 되고 싶은가의 질문이다.

신앙에서도 소극적인 신앙과 적극적인 신앙이 있다. 무슨 말인가? 하나님께 동정 받는 신앙이 있고, 하나님을 감동시키는 신앙이 있다라는 것이다. 물론 둘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기 때문에 결과는 해피앤딩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가 할 수만 있다면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겠는가? 구약시대에는 여성이 사회적 약자였다. 사회적 약자였기에 소극적인 모습이 많이 있었다. 동화 속의 주인공들처럼 문제 앞에서 울고만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모두는 아니었다. 라합과 같은 여인은 적극적으로 문제에 대처함으로 자신의 가족을 살렸다. 또한 사사 드보라는 문제를 향해 칼을 들음으로 이스라엘을 구원한 유일한 여자 사사가 되게 된다. 에스더 역시 민족의 생사가 걸려있는 문제 앞에서 ‘죽으면 죽으리라’라는 적극적인 모습을 선택함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살렸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라는 속담은 맞지 않다. 오히려 이 여인들을 보면 ‘암탉이 울어서 집안과 민족이 살았다’가 맞는 것이다. 얼마 전 TV에서 병아리들을 지키고자 뱀과 싸우는 암탉을 보았다. 이 이야기들을 여자에게 국한시키지 말고 남녀 모두에게 적용해보자. 움츠리고 울지 못하는 암탉은 동정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은 아니다. 반면 위험을 무릅쓰고 적극적으로 새끼들을 지키고자 하는 암탉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주게 된다. 당신이 하나님이라면 어떤 상황이 더 기쁘겠는가? 마지막으로 질문해 본다. 당신은 백설공주가 되고 싶은가, 아니면 동이가 되고 싶은가.

- 출처: 왕성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