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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0과 같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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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담임)

예전에 어느 책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이야기가 기억난다. 내용은 이렇다. 숫자나라가 있었다. 0, 1, 2, 3, 4, 5, 6, 7 등 많은 숫자들이 함께 살았다. 숫자나라에서는 숫자가 클수록 힘이 셌다. 그러다 보니 가장 무시당하는 숫자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0이었다. 0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왜냐면 더해도 보탬이 안 되고, 곱하면 상대가 0이 되어서 가지고 있던 것이 다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0과 가까이 하려는 숫자는 아무도 없었다. 모두들 0을 향해 무능한 숫자라고 손가락질 하면서 천대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이웃나라에 살고 있는 1,000이라는 힘센 숫자가 0이 살고 있는 숫자나라에 들어와 행패를 부렸다. 1,000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모두들 벌벌 떨기만 할 뿐 감히 나서지 못했다. 그 나라에 있는 좋은 물건들을 빼앗고, 닥치는 대로 부수면서 숫자들을 괴롭혔다. 숫자나라에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대책회의를 열었는데, 1,000과 맞설 뾰족한 방법이 나오질 않았다. 그런데 1,000에게 대항해 보겠다는 숫자가 나타났다. 놀랍게도 모두가 무시했던 0이었다. 다른 숫자들은 ‘0이 이제 미쳤구나’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서 마지못해 허락하였다. 드디어 0이 숫자나라 한 복판에서 1,000과 마주쳤다. 1,000은 코웃음을 치면서 0을 가만 안 놔두겠다고 다가왔는데, 바로 그 순간 갑자기 0이 ‘곱하기’라고 외치며 1,000에게 돌진했을 때, 천하무적이던 1,000은 힘없이 0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그 이후 아무도 0을 무시하지 않았다.

겉으로 보잘것없이 보이겠지만 0과 같은 존재가 결코 약한 것이 아니다. 신앙적으로 보면 더욱더 그렇다. 우리가 잘 아는 다윗을 보라. 들판에서 양을 치던 10대의 어린 소년에 불과한 보잘것없던 다윗이 천하무적 골리앗과 싸우고자 했을 때, 형 엘리압은 전쟁이 장난인 줄 아냐고 크게 야단을 쳤다. 형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다윗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외적으로만 보면 다윗은 무시당할만한 조건을 가졌다. 그러나 다윗은 자신은 0과 같은 존재지만 하나님은 무한대의 능력을 가지신 분임을 믿었다. 팔복에 나오는 심령이 가난한 자의 마음을 가졌던 것이다. 즉, 0과 같은 존재는 바울이 말한 것처럼 “나의 나된 것이 하나님의 은혜”로 생각하고, 욥이 말한 것처럼 “내가 모태에서 적신으로 나왔사온즉 적신이 그리로 돌아가올지라 주신 자도 여호와시오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라고 믿는 사람이다. 내가 가진 지식과 재물, 재능과 능력이 다 하나님의 것임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이 0과 같은 사람이다. 바울은 그런 사람을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죽은 자라고 말한다. 내 욕심과 육신의 소욕을 죽일 때 그 사람은 0과 같은 존재가 된다. 그럴 때 세상에서는 보잘것없는 존재로 보여 무시당할 수 있지만, 그는 상대를 변화시킬 수 있는 십자가의 능력을 갖게 된다. 아무리 강퍅하고 악하고 못된 사람도 십자가 앞에서는 그 역시 0과 같은 존재가 되고 만다.

사실, 0의 원조는 예수님이라고 할 수 있다. 하늘의 모든 영광과 권세를 버리고 낮고 천한 인간의 모습으로 오셨으니 0과 같은 존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예수님께서는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연약한 어린 양이 되어 온갖 모욕과 수치, 조롱과 멸시를 다 당하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 그런데 저주의 상징인 그 십자가를 통해 위대한 인류 구원을 이루셨고, 그 십자가를 믿는 사람들마다 0과 같은 존재가 되게 하셨다. 그래서 0은 약함이 아닌 강함이고, 0은 저주가 아닌 축복이고 은혜인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존재, 그건 0과 같은 존재이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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