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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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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 이원영 중앙대 유아교육과 명예교수
 

지난 22일자 신문에 실린 두 개의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하나는 미국의 던컨 교육부 장관이 미 외교협회 주최 행사에서 “한국 부모의 교육열이 부럽다”면서 “한국은 한 세대가 약간 넘는 기간에 세계에서 가장 교육 수준이 높은 노동력을 배출하고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한 국가가 됐다”고 평가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집에 불을 질러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을 죽게 한 13세 중학생 기사다. 자신은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판검사가 되라”고 강요하며 골프채로 배를 찌르거나 뺨을 때리곤 해서 방화를 했다는 것이었다. 자식을 공부시켜 성공시키기 위해 온갖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 그런 한편으로 교육을 위해 자녀의 인격이나 꿈은 무시해 버리곤 하는 한국 부모의 양면을 같은 날 지면에서 볼 수 있었다. 

자녀의 성공은 무엇일까? 돈을 많이 받는 직장에 다니면 성공한 것일까? 미국 유수의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 기업에서 일하면서도 “엄마를 죽이고 싶다. 엄마의 기준에 맞는 성공은 했지만 내 인생은 망쳤다”라며 상담이나 정신치료를 받는 젊은이들이 꽤 있다고 한다. 왜 그러는 것일까? 

한 사진기자는 돈은 많이 벌지 못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 주시고, 내가 선택하는 일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신뢰해 주셨다”면서 어머니를 가장 존경한다고 말한다. 그 사진기자는 성공한 것인가 실패한 것인가.

성공의 개념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상호교류분석 이론을 창시한 번 박사는 성공을 사회적 기준에 의한 부나 지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타인 역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서로 친밀함을 느끼고 사랑할 수 있을 때 오는 소중한 성취감이라고 정의했다. 믿음·소망·사랑 중에 사랑이 제일이라고 하신 성경 말씀을 생각나게 하는 이론이다. 

미국 교육부 장관이 부러워하는 한국인의 높은 지적 능력을 무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다운 사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 ‘하나님은 속일 수 없어 그른 일을 하지 않고자 하는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아버지만 죽이면 행복할 것 같아 방화했다”는 중학생의 그릇된 판단은 기초적인 사람됨이 길러지지 않았던 데서 나온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사랑과 신뢰 대신에 불만과 불신이 가득했던 탓이다. 

마르틴 루터는 아무리 견고한 성을 건축한다 해도 이를 지킬 수 있는 후세대를 바로 교육하지 못한다면 다 허물어지게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우리나라가 역사상 유례가 없는 경제기적을 이루었다 해도 서로 신뢰하고 사랑하며 최선을 다하는 후세대가 없다면 밝은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 앞으로 20년 후를 위해 지금 어린 세대의 교육을 바르게 해보자. 그래서 똑똑하고 유능하면서도 자기 긍정과 타인 긍정이 몸에 배인 젊은이들이 많은, 그래서 정말로 살기 좋은 한국이 되도록 아이들을 잘 길러보자.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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