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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봉은사 땅밟기’ 논란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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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봉은사 땅밟기’ 논란에 대한 고찰


복음을 전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성경을 전하고 예수의 이름을 소리 높여 외치는 것 외에도, 우리는 얼마든지 삶의 다양한 순간들 속에서 수없이 많은 방식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낼 수 있다.

사도 바울 하면 흔히 불타는 열정과 집념으로 상징되며, 부러질지언정 구부러지지 않는 강한 신념의 지녔던 이로 기억되지만, 실상 그는 복음을 전함에 있어 매우 유연한 태도를 견지했다. 바울은 유대인들에게는 유대인과 같이, 율법 아래 있는 자들에게는 율법 아래 있는 자와 같이, 약한 자들에게는 약한 자와 같은 모습으로 스스로 모든 이들에게 종이 되어 복음을 전하고자 했다(고전 9:19~23). 이러한 바울의 태도는 특히 날로 다양성과 상대성이 강조되고 있는 오늘의 시대에 복음을 전하는 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한 주간 ‘봉은사 땅밟기’라는 동영상으로 교계는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찬양인도자학교에서 훈련받는 몇명의 젊은이들이 봉은사에서 땅밟기하며 기도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급기야는 불교계에서 강한 유감의 뜻을 표명하기까지 이르렀다. 결국 사태는 당사자들이 봉은사를 찾아 사과하는 선에서 어느 정도 일단락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기독교계는 또다시 적지 않은 비난에 직면하고 말았다. 당사자들 역시 유출된 동영상에 팀원들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이 그대로 노출돼 적지 않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물론 기도는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방식이 상대방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다면 그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히 고민해봐야 한다. 더군다나 요즘과 같이 종교 편향 논란으로 인해 기독교계와 불교계의 관계가 예민한 시기라면, 그같은 동영상은 마치 이웃 종교를 폄하하고 조롱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이제 기독교는 이 사회에서 주류 종교로서의 영향력과 입지를 갖고 있다. 포교나 집회 등의 활동에 제약을 받는 것도 없다. 복음을 전하고자 하고 기도하고자 했다면 얼마든지 더 좋은 방법을 고민할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경우가 얼마든지 더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에는 동화사 등지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대에 예수를 전하고 알게 하는 가장 좋은 방식이 무엇인지, 또한 그 과정에서 지양해야 할 행위는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방안을 도출해내야 한다.

또한 이 일로 적지 않은 충격을 입었을 당사자들을 너무 몰아붙이는 것도 옳지 않다. 결국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열정 때문에 생긴 일인만큼, 더욱 격려해주고 올바른 방식을 교육함으로써 미래의 선교 자원으로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중보해야 한다.

복음을 전하는 일 자체는 무슨 일이 있어도 타협해선 안 된다. 그러나 그 방식으로 인해 궁극적으로 복음 전파 자체에 장애가 온다면, 그것은 전면적으로 진지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항상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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